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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의 할리우드 통신] 전쟁의 비인간화, 그 비극적 종말은…

코바야시 감독 '인간의 조건' 日군대 잔인성등 담아


전쟁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하나의 계시와도 같은 영화로 한국에서 한 번 상영 되기를 기대하는 작품은 일본의 명장 코바야시 마사키(小林正樹)가 1959~61년에 걸쳐 만든 9시간 30분짜리 흑백 3부작 '인간의 조건'이다. 이 영화는 고미카와 준페이(五味川純平)가 전쟁의 만행을 고발한 동명의 대하소설이 원작이다. 소설은 갓 결혼한 한 젊은 이상주의자가 개인을 비인간화하는 전쟁의 와중에서 집요하게 인간의 조건을 찾다가 비극적 종말을 맞는 반전소설이요, 개인의 성격탐구 소설이자 또 순애보이다. 전쟁과 사랑과 인도주의와 일본 군대의 잔인성 등을 큰 화폭에 큰 붓질하듯 써 내려간 글로 무엇보다 감동적인 것은 어떤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양심에 따라 인간의 조건을 지키기 위해 몸부림치는 한 인간의 내면을 그리고 있다. 그는 위대한 반전영웅이다. 전후 일본 영화 황금기에 활동한 코바야시 감독은 전쟁의 비참함과 무참히 유린당하는 인간성이 내지르는 절규를 담았다. 코바야시는 2차 대전 때 군인으로 제국 군대의 잔혹성을 직접 경험한 사람이다. 그는 6년간 군생활을 하면서 상관의 진급하라는 지시를 무시하고 전쟁에 대한 항거로 내내 졸병으로 지낸 평화주의자였다. 총 3부작은 제1부 '더 위대한 사랑은 없다' 제2부 '영원으로 가는 길' 제3부 '군인의 기도'등 으로 돼 있다. '인간의 조건'은 이념과 자유의지가 충돌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인간의 운명을 다뤘다는 점에서 중국 혁명 초기를 배경으로 한 앙드레 말로의 소설 '인간 조건(La Condition Humaine')과 동류의 실존문학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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