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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이 다 가지면 '사회적 낭비' 초래한다

승자 독식 사회 / 로버트 프랭크ㆍ필립 쿡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br>소수의 승자에만 富 집중땐 인력·자원 돈되는 분야만 몰려<br>다양성 줄고 균형성장 저해… 균등 교육기회등 정부역할 중요



미국 유력 경제지 포브스가 2007년 선정한 ‘세계 400대 부자’ 상위 3명 즉, 빌게이츠(1위)와 워렌 버펫(2위) 그리고 쉘던 앤델슨(3위)의 자산을 모두 합하면 1,400억달러에 육박한다. 세 사람의 자산가치는 미 연방정부의 2008년 예산 1,300조 2,018억 달러의 1%에 해당할 정도이며, 대한민국 2008년 예산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엄청나다. 경쟁에서 승리하고 그들이 모든 것을 가진다는 것은 자본주의 체제하에선 어찌보면 당연지사. 그러나 코넬대학교 존슨 경영학대학원의 경제학 교수인 로버트 프랭크 박사와 듀크대학교 공공정책학 교수인 필립 쿡 박사는 ‘승자 독식사회(The Winner-Take All Society)’의 이면에는 부의 편중현상 등 심각한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승자 독식사회란 한 분야에서 우수한 실력을 발휘하는 특정인들에게 막대한 금전상의 보상이 지불되는 사회를 의미한다. 이 같은 사회는 승자에게 돌아가는 보상이 몇몇 최고 실력자들에게 집중되고, 재능이나 노력의 미미한 차이가 엄청난 소득의 차이로 이어지게 된다. 승자가 모든 것을 차지하게 되면 사회 전체에 경쟁이 도를 넘어서게 되고, 너무 많은 자원이 몇몇 인기 분야에만 치우쳐져 사회적으로 낭비적인 지출을 조장하게 된다는 데 문제가 있다. 재능이나 소질과 상관없이 의대ㆍ법대ㆍ한의대 등 졸업 후 고소득이 보장된 일부 학과에 지원하는 학생들이 갈수록 늘어 경쟁률이 치솟고 있는 것이 좋은 사례다. 외과에 지원하는 학생은 줄어들고, 성형외과ㆍ안과ㆍ피부과 등에 우수한 학생들이 몰리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승자 독식사회라는 개념을 처음 설파한 두 사람은 책을 통해 승자가 독식하는 사회구조는 건전한 성장을 방해한다고 말한다. 타고난 재능은 무시한 채 돈을 좇아 많은 사람들이 몰려다니게 만들어 사회의 다양성이 줄어들게 돼 균형된 발전이 갈수록 어려워진다는 것. 승자독식이 만연하면 근소한 능력의 차이로 2등이 된 많은 사람들이 살기에는 분명 피곤한 사회다. 인간의 자존과 행복보다는 성공 만을 더 중시하는 승자 독식사회는 무조건 앞을 보고 달리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불안감이 깔려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저자들은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문화의 다양성을 살리기 위한 중장기적인 지원이 필요하며, 균등한 교육의 기회가 제공돼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승자 독식사회의 부작용에 대한 분석에 비해 제시한 대안은 명쾌하지 않지만 국내에서도 양극화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시점에 발간돼 그 개념과 현상을 이해하는 데는 도움이 된다. 1995년 출간된 이 책은 미국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며 ‘비즈니스 위크 10대 비즈니스 북’에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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