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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사진) 롯데그룹 회장이 최근 잇따라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한편 기업공개와 계열사 흡수합병 등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있다.
이런 신 회장과 롯데그룹에 재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갑작스러운 자본거래 확대에 대해 이런저런 해석이 나오고 있다. 롯데 측은 이에 대해 "재무구조 개선과 신사업 자금 확보를 위한 것일 뿐"이라는 입장이지만 재계 일각에서는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롯데의 구체적인 행보가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7일 재계에 따르면 기업공개 추진, 신 회장의 지속되는 자사주 매입 등 최근 행보가 일본 롯데와 한국 롯데의 계열분리 등 지배구조 변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롯데는 경제민주화 열풍 속에서도 계열사 수가 지난해 6월 79개에서 올 6월 74개로 거의 변화가 없을 정도로 움직임을 찾아보기 힘든 그룹 가운데 하나다.
우선 롯데는 롯데정보통신의 기업공개를 추진하고 있다. 신사업을 위한 자금확보가 목적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오너 일가가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 이상의 폭넓은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의미다. 롯데정보통신의 최대 주주는 롯데리아(34.5%)와 대홍기획(28.1%) 등으로 이들 계열사는 롯데그룹 오너 일가 지배구조상에서 적잖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계열사 간 지분과 자산 이동도 잇따르고 있다. 호텔롯데가 롯데카드 지분 1.24%를 처분했고 최근에는 부산 국제빌딩 토지 및 건물을 121억원에 롯데케미칼에 매각했다.
신 회장의 자사주 매입도 지속되고 있다. 그는 최근 롯데케미칼과 롯데칠성ㆍ롯데제과 주식을 잇따라 매입했다. 이로써 신 회장의 계열사 지배력이 더욱 강해졌다.
계열사 흡수합병도 최근 들어 나타나고 있다. 롯데는 최근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기린식품과 플라스틱 제조업체인 ㈜삼박ㆍ하오기술㈜ 등을 흡수합병했다.
롯데그룹의 특성을 고려해볼 때 최근 들어 나타나고 있는 변화는 예전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롯데는 여타 그룹과 달리 오너 일가의 지분 등 지배구조가 수십 년째 거의 변하지 않고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재계에 널리 알려져 있다.
급작스러운 롯데의 변화에 대해 재계에서는 지배구조 개편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05년 롯데물산을 지주회사로 전환했으나 2007년 제외되면서 현재의 지배구조가 계속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의 복잡한 순환출자를 고려해볼 때 몇 개의 지주회사로 나누는 것이 유력해 보인다"고 말했다.
지배구조 재편의 최대 관심사는 일본 롯데와 한국 롯데의 계열분리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가 지배구조 변화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는 것 같다"며 "결국 롯데 형제가 일가의 계열분리가 키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핵심 계열사는 호텔롯데와 롯데쇼핑이다.
호텔롯데는 일본계 자금이 100% 대주주로 외국인 투자기업으로 분류돼 있으며 롯데알미늄과 롯데건설, 롯데상사 등 적지 않은 계열사의 최대 주주로 올라서 있다. 아울러 롯데그룹 순환출자의 핵심인 롯데쇼핑 지분도 8.83% 보유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호텔롯데와 더불어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으며 30여 계열사에 출자하고 있다. 또한 신 회장이 13.46%, 신동주 일본 롯데 부회장이 13.45%를 소유하고 있다. 한마디로 호텔롯데와 롯데쇼핑이 그룹의 주요 역할을 하면서 한국 롯데와 일본 롯데와 연결돼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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