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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시대 이후] 워즈니악 "첨단기술의 혁신가였지만 히피문화에도 큰 관심"

■ 지인들이 공개하는 숨겨진 일상사 <BR>불교 심취해 삭발 <BR>직원들에 막말했지만 "사실은 군기잡는 연기" <BR>조앤 바에즈·다이앤 키튼 등 결혼전 유명인과 비밀 교제도


사생활 보호에 유난히 민감했던 스티브 잡스는 영면 이후에야 일반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그의 인간적인 모습들이 속속 공개되고 있다. 미 CBS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69%는 잡스에 관해 충분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고 응답할 정도로 그는 철저히 베일에가려진 인물이었다. 흔히 잡스는 기발한 천재이자 워크홀릭, 못 말리는 고집쟁이 등으로 사람들에게 인식돼왔지만 그도 남들과 마찬가지로 수다 떨기를 좋아하는 로맨틱한 인물이라고 지인들은 전하고 있다. 잡스의 고등학교 친구이자 애플의 공동 창업자였던 스티브 워즈니악은 "잡스는 멋진 친구였다"며 "첨단기술을 알고 이해했고 우리는 그 시대의 철학, 즉 반문화(카운터컬처)와 히피 등을 논하고 함께 음악회를 가고는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어 "사람들에게 잡스가 강한 지도자로 알려져 있지만 나에게는 매우 친절한, 좋은 친구였다"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정보기술(IT) 평론가 윌트 모스버그는 "주말마다 잡스가 자신의 집으로 전화를 걸어와 1시간 반 넘게 온갖 이야기들을 쏟아냈다"며 "그가 수다를 떠는 통에 곤혹을 치르고는 했다"고 회상했다. 뉴욕타임스 데이비드 포그 역시 잡스와 격렬한 전화 공방을 펼친 사람 중 한 명. 그는 "잡스가 집은 물론이고 내가 다른 사람들과 저녁을 먹고 있는 식당과 휴가지에까지 전화를 걸어왔다"며 "그는 항상 큰 그림을 볼 줄 모른다고 야단치고는 했다"고 털어놓았다. 이 같은 집요함과 고집스러운 모습은 지난 1985년 애플에서 잡스를 몰아낸 존 스컬리 애플 전 최고경영자(CEO)의 말에서도 엿볼 수 있다. 스컬리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1983년 펩시의 부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던 나에게 잡스가 평생 애들에게 설탕물을 팔거냐. 아니면 세상을 변화시키는 데 기여하고 싶으냐라고 집요하게 설득했다"며 "결국 펩시를 그만두고 애플로 이직하게 됐다"고 회고했다. 이 같은 집요함에도 잡스는 단순히 삶을 즐겼던 것으로 보인다. 이는 애플 제품의 디자인에서도 엿볼 수 있는데 선(禪) 불교의 영향 때문이라는 게 지인들의 설명이다. 스컬리 전 펩시 회장은 "집에 가구가 거의 없었다"며 "아인슈타인의 그림 한 점과 타파니 램프, 의자 하나와 침대 하나가 전부였다"고 회상했다. 컬럼비아대 불교학과의 로버트 더만 교수는 "잡스가 1980년대 세계적인 타악기 연주가 미키 하트, 배우 리처드 기어 등과 교분을 맺었고 당시 만남의 주제는 티베트 불교였다"며 "잡스가 티베트 불교에 심정적으로 동조했고 티베트인들에 대한 조언도 했었다"고 회고했다. 실제로 잡스는 1973년 그의 대학 친구인 대니얼 코트케와 인도를 여행했고 귀국할 당시에는 머리를 삭발한 채 인도 수도승의 복장으로 돌아오기도 했다. 둘째 부인인 로렌 파월과의 결혼도 선 불교 승려의 주선으로 이뤄졌다. 일본에서는 코분친노란 선승을 평생 멘토로 삼아 명상 수행도 즐겼다고 전해지고 있다. 불교와 함께 잡스의 정신세계에 영향을 미친 것은 1960년대 히피 문화였다. 히피 문화를 주도했던 간행물인 '홀 어스 카탈로그'는 그에게 성서와도 같았다고 한다. 잡스는 좋은 리더의 전형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애플 내에서는 '직원에게 막말하는 상사'로 유명했다. 애플에 처음 입사한 직원들은 그의 폭언에 당황했지만 잡스와 오랜 시간 일했던 사람들은 그의 이 같은 폭언이 '군기를 잡기 위해' 벌이는 연기였다고 말한다. 잡스의 최측근인 버드 트리블 애플 부사장은 "잡스는 지는 해를 보고 '빨리 지라'고 큰 소리 칠 사람"이라며 "그의 고함에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잡스는 이성교제에 대한 비밀유지에도 뛰어났는데 그의 지인들은 잡스가 파월과 결혼하기 전에 이미 많은 여성과 교제했다고 회고한다. 그는 한때 미국 포크음악의 양대 산맥으로 불리는 조앤 바에즈와 친분을 맺었으며 여배우 다이앤 키튼, 작가인 리자 번바흐와도 교제하면서 유명인들에게 컴퓨터를 직접 건네주기도 했다. 그는 젊었을 때 환각작용이 강한 LSD를 복용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LSD는 그에게 '다르게 생각하라(Think Different)'는 접근방식을 안겨줬고 이는 오늘날 애플의 대명사로 자리잡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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