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통신 등 외신들은 신용등급 강등으로 프랑스가 사실상 이빨 빠진 호랑이가 되면서 독일을 중심으로 한 북유럽이 유로존 내에서 입김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신재정협약 이행방안과 유럽중앙은행(ECB) 개입 문제를 두고 북유럽의 주장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EU는 지난해 12월 회원국의 재정운용에 대한 EU 집행부의 권한 강화를 골자로 한 신재정협약에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독일ㆍ네덜란드ㆍ핀란드 등 북유럽국가는 더 강력한 재정통합 및 협약위반국 처벌을 내세운 반면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남유럽국가는 지나친 재정통제가 회원국의 주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며 느슨한 통합을 요구해왔다. ECB의 역할을 두고도 독일은 ECB의 역할에 제동을 건 반면 프랑스는 ECB가 유로존의 마지막 보루가 돼야 한다며 ECB의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했다. 남북유럽이 이처럼 각각의 주장만 고집하면서 유로존 재정위기 해결은 답보 상태에 빠져 있었던 게 사실이었다.
그러나 프랑스의 등급강등으로 더 이상 남유럽이 힘을 쓰지 못할 것으로 보이면서 북유럽의 주장에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EU의 한 고위관계자는 "다음주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북유럽국가들이 남유럽을 압박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로존 내 무게중심이 북유럽으로 이동하면서 사실상 북유럽을 대표하는 독일은 더욱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프랑스가 AAA 등급 강등으로 유로존 내에서 예전과 같은 발언권을 갖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는 "프랑스의 신용등급 강등으로 확실히 독일이 승자가 됐으며 앞으로 협상 테이블에서 더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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