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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中企가 미래다] <1> 디지털 오디오앰프 강자 '네오피델리티'

삼성·LG전자에 납품… 세계점유율 30% 달해<br>'숨겨진 기술력' 보증지원 받고 매출 500억대로<br>직원 70%가 엔지니어 출신 기술개발 매달려

기술력과 투지로 똘똘 뭉친 이덕수(가운데) 네오피델리티 사장과 직원들이 또 한 번의 도약을 꿈꾸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호재기자


2002년 겨울, 한 오디오 앰프업체가 기술보증기금 구로지점에 보증지원 신청서를 접수했다. 창업한지 2년이 지나도록 매출을 일으키지 못했던 공학박사 출신의 사장이 내세운 것은 오직 기술력뿐이었다. 이 회사의 디지털 오디오앰프솔루션이 선진 제품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고 판단한 기보는 결국 4억2,500만원의 첫 보증지원 승인을 내렸다. 그로부터 7년여가 지난 지금, 네오피델리티는 전세계 디지털TV 3대 중 한 대에 디지털 오디오앰프칩을 공급하며 매출 500억원대의 강소기업으로 성장했다. 이덕수 사장은 "매출이 없던 시절에 기술력을 담보로 받았던 도움이 어려웠던 시기를 꿋꿋이 버티게 해 줬다"고 말했다. 네오피델리티의 사례는 한국이 중소기업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분명한 비전을 제시해 주고 있다. 바로 경쟁력있는 기술력과 이를 시장에서 꽃피울 수 있도록 버틸'힘'을 불어넣는 기술금융의 중요성이다. 끊임없는 연구개발 노력과 뛰어난 기술력으로 국내외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기술우수 기업들과 이들의 든든한 후원자로 자리잡고 있는 기술금융의 성과를 10회에 걸쳐 짚어 본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풋풋한 초록빛과 차분한 다크 그레이가 층 전체의 공간에 펼쳐져 있다. 2007년 당시 전년대비 매출이 4배 이상 급신장한 네오피델리티는 2008년 구로동에 위치한 아파트형공장 건물로 사무실을 넓혀 왔다. 한 개 층을 전부 사용하는 네오피델리티의 식구는 총 65명. 지난 6개월 사이 15명이 늘어난 숫자다. 불과 4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이다. 네오피델리티는 꼬박 10년 전, 서울대 전자공학과 음향공학연구실의 전문가들이 모여 설립한 팹리스(Fabless)기업이다. 팹리스기업이란 반도체 생산공정(Fab)은 갖추지 않고 전문반도체를 개발, 설계해 외주 제작을 통해 공급하는 연구개발(R&D) 회사다. 네오피델리티 역시 연구소 인력이 절반에 이르고 엔지니어 출신이 전체 직원의 70%를 차지할 정도다. 회사의 주력제품인 디지털TV용 디지털오디오앰프칩은 슬림형 가전에 맞춘 초소형에도 불구하고 경쟁사의 앰프칩보다 깨끗한 음질을 구현하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삼성전자, LG전자의 디지털TV 납품을 사실상 석권하며 세계 디지털TV시장에서 30%대(2008년말 기준)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창업 이후 오랜 어려움 끝에 가파른 도약에 성공한 이덕수 사장은 "매출없이 버티던 시기에도 장래성이 없는 개발용역 일에 눈을 돌리지 않고 기술개발에만 매진했다"며 "엔지니어가 창업한 회사인 만큼 제품화한 기술은 대부분 자체 개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초기 7년은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기술 개발에 매달렸던 초기 2년간은 아예 매출이 없었고, 2003년 홈시어터용 디지털오디오앰프칩을 개발했지만 작은 시장에서 TI, ST 등 해외 유수의 기업들과 경쟁해 살아남기는 어려웠다. 2003년 디지털TV용 시장으로 눈을 돌려 일부 채택이 되자 20억~3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릴 수 있었지만 금새 따라들어온 해외 경쟁사의 '이름값'에 밀려 부진이 이어졌다. 하지만 꾸준한 기술개발 노력은 결국 결정적인 기회를 그의 것으로 만들어줬다. 국내 대형 제조사가 TV모니터 양 옆에 위치하던 스피커를 없앤 획기적인 디자인을 선보이면서 칩이 소형화하자 기존 채택됐던 해외 경쟁사의 제품이 심각한 음질 저하 문제를 드러낸 것이다. 이에 대한 해결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던 네오피델리티의 제품은 이를 계기로 삼성, LG 등 국내 대형 가전사의 디지털TV에 전면 채용되면서 도약의 계기를 맞았다. 2006년 47억원이던 매출은 2007년 224억, 2008년 359억, 지난해엔 512억원으로 가파르게 늘어났다. 최근에는 디지털TV용 제품에서 벗어나 아이팟을 장착해 오디오처럼 사용하는 도킹스테이션용 오디오앰프칩을 개발, 이미 유수 업체들의 제품에 채택이 결정됐으며 앞으로 휴대폰이나 자동차오디오용 시장까지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이 사장은 "이제는 제품군은 물론 거래 기업, 사업군 자체도 다변화할 계획"이라며 "우선 1,000억원대 매출이 필수지만 성장 목표를 정해 두지는 않는다"며 "하나의 거대 기업을 키우기보다는 네오피넬리티 옆에 1,000억대의 좋은 회사들이 여러 개 포진하는 회사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이 네오피델리티의 성장모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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