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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안처리율 3% '놀고먹는 국회'

18대 임기개시후 6개월간 입법기능 못해 '소화불량'<br>5개 상임위 처리건수 '0'… 2건 이하도 12곳 달해<br>시간 촉박해 부실·졸속 몰아치기식 통과 불가피할듯


18대 국회가 총체적인 '소화불량' 상태에 빠졌다. 지난 5월 말 임기 개시 후 반년 동안 16개 상임위원회의 법안 처리율이 3.19%에 그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법안 처리 건수가 단 한건도 없는 위원회가 5곳이었고 2건 이하 상임위는 12곳에 달하는 등 상임위 대부분이 허송세월을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국회 의안과에 따르면 18대 국회 임기가 시작된 뒤 각 상임위에 회부된 법안은 총 1,942건으로 이중 해당 상임위가 처리한 것은 3.19%인 62건에 그쳤다. 이 가운데 본회의를 통과한 법안이 44건이다. 18대 국회 첫 정기국회 회기 마감일(9일)을 불과 엿새 앞두고 있고 민생안정과 경제 살리기가 시급한 시점에 5일과 오는 8~9일 사흘간 예정된 본회의가 열리더라도 소관 상임위 의결을 거쳐 법사위에서 법체계 심사를 위해 계류된 법안들을 감안하면 앞으로 처리될 법안이 거의 없다. 국회의 부실ㆍ졸속심의 논란을 부를 수 있는 몰아치기식 법안처리가 불가피한 셈이다. 16개 상임위 중 농림수산식품위ㆍ외교통상통일위ㆍ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ㆍ운영위ㆍ정보위는 법안 처리 실적이 제로였다. 또 회부법안의 처리율이 1% 미만인 곳은 ▦정무위(2건, 0.01%) ▦행정안전위(2건, 0.71%)▦국토해양위(2건, 0.83%) ▦교육과학기술위(1건, 0.85%) ▦환경노동위(1건, 0.92%) 등 5곳에 달했다. ▦보건복지위(7건, 3.03%) ▦국방위(2건, 4.76%) ▦기획재정위(3건, 1.22%)의 법안 처리 실적도 저조했다. 반면 야당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지식경제위와 법제사법위는 각 20건(12.73%, 15.62%)의 법안을 통과시켜 오히려 여당 측에서 위원장을 차지한 상임위보다 낫다는 평가는 받았다. 여성위는 법안 처리율이 40.0%로 으뜸이었지만 소관 법안 5건 중 2건을 처리했다. 대다수 상임위들의 입법실적이 이처럼 저조한 것은 상임위원 및 위원장 배분을 둘러싼 여야 간 자리다툼으로 국회 원구성이 3개월가량이나 지연됐기 때문이다. 원구성 이후에도 각종 정무 이슈들을 놓고 여야가 특위나 소위 구성에 연연해 정작 중요한 민생ㆍ입법 활동에는 소홀했다는 게 국회 안팎의 분석이다. 농림위만 해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대책 마련, 비료 값 폭등 대책 등 시급한 사안이 산적했음에도 한미 쇠고기협상 파문, 쌀 직불금 부당수령 파문 등에 휩쓸려 원활한 입법 활동이 어려웠다. 문방위와 행안위는 각각 언론탄압 공방과 공안정국 논란 등에 휘둘리며 중심을 잃었다. 재정위와 정무위는 입법 및 민생활동에 힘을 쏟았지만 여야 간 첨예한 대결로 성과를 내지 못한 경우로 꼽혔다. 재정위는 종합부동산세 등의 감세방향을 놓고, 정무위는 금산분리 완화 등 기업규제 완화문제를 놓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대치 중이다. 그러나 지경위는 정장선 위원장이 민주당 소속임에도 적극적인 사전 절충과 스킨십을 발휘한데다 여야 간사인 김기현 한나라당, 최철국 민주당, 김용국 자유선진당 의원 등이 균형감 있는 절충을 이뤄내 새해 예비심사 속도 및 법안처리 건수에서 1위 상임위로 평가 받았다. 법사위도 유선호 민주당 의원이 위원장을 맞고 있지만 합리적인 중재력을 발휘했고 간사인 장윤석 한나라당, 우윤근 민주당, 조순형 자유선진당 의원이 당파를 초월한 협상 수완을 보여 법안 처리율에서 으뜸으로 꼽혔다. 국회의 한 관계자는 "법안 처리가 미흡한 일부 상임위들을 보면 위원장이나 간사들이 각자의 당론이나 당 지도부 눈치만 보면서 소신 있는 물밑 조율을 하지 못하는 곳이 있다"며 "때로는 각 당이 풀지 못하는 현안을 상임위가 책임지고 중재할 수 있어야 진정한 의회 정치의 꽃이 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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