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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세월호 참사 이후 제주 뱃길을 이용하는 승객이 줄어든 숫자다. 줄어드는 승객만큼 뱃길을 운영하는 선사도 어려워졌다. 지난해 말 삼천포~제주 뱃길을 운영하는 한 선사가 문을 걸어 닫은 것도 이 때문. 그 바통을 또 누가 이어받을지 알 수 없다. 여전히 짙은 슬픔이 묻어 있는 인천~제주 뱃길에는 손들고 사업을 해보겠다는 이가 1년째 없는 상황이다. 이렇게 사라진 뱃길이 2개다. 세월호 트라우마가 여전히 우리 국민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할 수 있다.
16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세월호 참사가 있었던 지난해 4월 이전 1년 동안 7개 뱃길을 따라 제주도에 들어섰던 승객 수는 228만4,000명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4월 이후 1년 동안 제주 뱃길을 이용한 이들은 143만5,000명으로 급감했다.
승객이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전라남도 장흥 노력도에서 제주 성산항으로 들어가는 뱃길이다. 사고 전 39만4,000명에 달했던 이용승객 수는 19만4,000명으로 반토막이 났다. 가장 큰 뱃길인 목포~제주 항로도 84만6,000명에서 59만5,000명으로 30%가량 이용승객이 줄었다. 삼천포~제주 뱃길은 이용객이 80% 넘게 줄면서 지난해 10월 여객선사가 폐업을 신고했다. 지난해 전체 연안여객선 이용객 수가 10% 감소한 것도 이처럼 제주 뱃길 이용객이 줄어든 요인이 크다.
해수부 관계자는 "세월호 사고 후 장거리 항로의 안전 문제에 대한 불안감 탓에 이용객이 대폭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끊긴 뱃길 두 곳에 새로운 선사가 나타나기는 쉽지 않다. 세월호 사고 후 선박 관련 규제가 대폭 강화됐기 때문이다. 카페리 등의 새로운 여객선을 도입할 경우에는 선박 연령제한이 30년에서 25년으로 줄었다. 가뜩이나 수지타산을 맞추기 어려운 게 여객사업인데 비용이 그만큼 늘어난 셈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그나마 지난해 추석 이후 적게나마 승객 수가 회복세로 돌아섰다는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라며 "수학여행 등 단체관광객이 주요 고객인 인천~제주 뱃길의 경우엔 그 상징성 탓에 뱃길이 다시 살아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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