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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 "잘 있거라 아우들아 정든 교실아…."
말레이시아의 행정수도 푸트라자야 교육부 강당에 13일 말레이어로 번역한 한국 초등학교 졸업식 노래(윤석중 작사, 정순철 작곡)가 울려 퍼졌다. 졸업생 71명을 비롯한 250명의 학생들이 송사ㆍ답사에 이어 부영그룹이 기증한 디지털피아노 반주에 맞춰 노래를 합창한 것. 6년간 정든 초등학교를 떠나는 졸업생 언니ㆍ오빠들과 재학생들이 석별의 정을 나누는 모습은 한국의 졸업식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했다.
다토 로슬리 빈 모하메드 말리이시아 교육부 차관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이날 졸업식은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지난 2010년 말레이시아에 한국의 졸업식 노래 반주가 담긴 디지털피아노 3,000대를 기증한 데 대한 감사의 뜻으로 말레이시아 정부에서 마련했다.
동남아에서 2010년 베트남을 시작으로 캄보디아ㆍ동티모르ㆍ스리랑카ㆍ라오스ㆍ태국ㆍ인도네시아에 이어 8번째로 펼쳐진 한국식 졸업식은 이제 드라마ㆍK팝에 이어 한국 문화 전파에 또 하나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한국의 졸업식 노래가 말레이시아의 모든 학교뿐만 아니라 아태지역 전체로 보급돼 모든 어린이들이 같은 노래로 소통하고 하나된 세계를 만드는 희망의 촛불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2003년부터 아태지역에 디지털피아노와 학교 건립 등 교육 관련 기증사업을 하다 선후배 간의 정을 간직하고 스승의 은혜와 모교에 대한 사랑 등 소중한 추억이 남는 졸업식 문화가 없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각국 교육 당국에 한국식 졸업식 도입을 제안했다.
부영그룹은 지금까지 아태지역 14개국 초등학교 600여곳에 디지털피아노 6만여대, 교육용 칠판 60만여개를 기부하고 유엔인간정주계획(UN-Habitat)에 300만달러를 지원했으며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 국가에 교육기자재 기증을 약정하는 등 기부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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