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현지시간) 뉴욕시장에서 미국의 10년만기 국채 수익률은 전일보다 0.02%포인트 떨어진 1.599%선에서 움직이며 사상 처음으로 1.6%선을 밑돌았다. 5년물과 7년물도 각각 0.682%와 1.043%로 최저치를 경신했다.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유럽의 재정위기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보다 국채 금리하락에 더욱 기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 국채 금리의 하락추세는 유럽위기가 가라앉지 않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데이비드 코드 윌리암스 캐피탈그룹의 트레이딩 헤드는 “공포 그 자체”라며 “유럽위기에 대한 공포와 패닉이 아니라면 이 정도까지 금리가 떨어질 수가 없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많은 채권트레이더와 펀드매니저들이 유로존 위기가 더욱 악화될 경우, 10년물의 수익률이 1.5%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인 핌코의 빌 그로스 최고경영자(CEO)도 최근 유로존 문제로 인해 불안감이 커지면 위험자산에서 빠져나온 자금들이 미 국채시장으로 계속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독일 국채(분트)와 영국 국채(길트)의 수익률도 나란히 사상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독일 10년물 수익률은 1.259%를, 2년물은 ‘제로(0)’를 각각 기록했다. 영국 국채 10년물도 1.647%로 영국정부가 차입을 시작한 지난 170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국가신용등급 트리플에이(AAA) 국가의 국채에 수요가 몰리는 데 비해 이날 실시된 이탈리아의 5년물, 10년물 국채 입찰에서는 당초 목표였던 62억5,000만유로에 미치지 못하는 57억3,200만유로만 발행됐다. 낙찰금리도 10년물이 6.03%로 지난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자국내 3위 은행인 방키아에 대한 구제금융 문제로 혼란을 겪고 있는 스페인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6.613%까지 치솟았다. 독일 국채 10년물과 스페인국채 10년물의 금리차는 5.41%포인트로 유로출범 이후 최대로 확대됐다. 데이비드 맥키 JP모건 체이스의 유럽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스페인이 결국 외부의 지원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여 이 격차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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