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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칼럼] 한국 애니메이션의 성공요건


삼지애니메이션 김수훈대표


최근 '뽀로로' '로보카폴리' '라바' '또봇' 등 한국 토종 애니메이션들이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애니메이션 전성기를 맞았다. 지난 6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라이선싱 국제 엑스포 2014'에서는 한국 토종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이 1,000만달러 이상의 수출 계약을 달성하는 등 고무적인 성과를 올렸다.

10년 전 프랑스 애니메이션 전시회에 참여했을 때 갖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성과 없이 돌아와야만 했던 것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이다.

한국은 1970~1990년대 전 세계 최고의 애니메이션 하청 국가였다. 싸고 좋은 인력을 이용해 전 세계 애니메이션의 80%를 제작했다. 2000년대 초만 하더라도 이런 하청 국가 이미지 때문에 해외 업체들은 한국 애니메이션을 구매하거나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은 생각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최근 한국 애니메이션은 다양한 소재와 높은 퀄리티로 많은 해외 바이어들로부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 애니메이션이 국내 시장은 물론 해외 시장에서도 각광받게 된 이유로 한국 애니메이션 제작사가 보유한 높은 수준의 3D 애니메이션 제작 역량과 탄탄한 스토리, 기획력을 꼽는다. 월트디즈니나 일본의 도에이 등 글로벌 애니메이션 제작사가 국내 애니메이션 제작사에 기술 협력을 요청할 정도로 한국의 3D 애니메이션 제작 기술은 세계적 수준을 이루고 있다.

차별화된 기획력·스토리텔링 중요

국내 애니메이션은 2D로는 만들어낼 수 없는 역동감과 영상미를 구현할 수 있는 3D 제작 기술 역량을 기반으로 남녀노소가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를 더해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이번 가을에는 특히 '최강전사 미니 특공대' '슈퍼윙스' 등 동물 영웅, 비행기 택배라는 다양한 소재로 구성된 신작 3D 애니메이션이 대거 공개됐다. 이는 국내 애니메이션 산업이 3D 제작 기술 제공 중심이 아닌 창작 중심으로 선진화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 국내 애니메이션은 유아용 중심의 기획 및 제작 형태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인터넷 및 모바일 등으로 애니메이션을 시청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키덜트(아이들 취향을 지닌 어른)가 중요한 소비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애니메이션 수요층이 점차 성인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월트 디즈니에서는 다양한 연령층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의 애니메이션 제작을 잇달아 계획하고 있다.



한국 애니메이션이 상승세를 타고 더 큰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어른까지 사로잡는 콘텐츠가 필요하다. '겨울왕국'이 1,000만 관객을 동원할 수 있었던 것은 아이부터 어른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콘텐츠가 있었기 때문이다. 애니메이션 수요층 확대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차별화된 기획력과 스토리텔링이다. '겨울왕국' 제작진도 성공요소로 설득력 있는 이야기, 현실성 있는 스토리 등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해외 시장에서 국내 애니메이션 기업들이 많은 합작 프로젝트와 캐릭터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성과는 미미하다. 하지만 서둘러서는 안 된다. 미국과 유럽은 창작 애니메이션을 시작한 지 100년, 일본은 60년이 넘었지만 한국은 이제 고작 10년이 넘어가고 있다. 장기적인 시각에서 해외 시장 개척도 좋지만 내수 시장을 먼저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일본은 반다이와 같은 대형 완구회사나 방송국의 적극적인 제작 투자를 통해 우수한 콘텐츠 경쟁력으로 세계 애니메이션 시장에서 막강한 콘텐츠 파워를 갖추고 있다.

편성 확대·제도 개선 등 내수 넓혀야

이에 반해 한국 애니메이션 시장은 애니메이션 제작투자에 적극적인 대형 완구회사, 방송국이 부족하다. 애니메이션 산업은 높은 완성도와 흥행을 위해 막대한 자본과 노력이 투입되는 전형적인 고위험-고수익 산업이다. 이제 정부는 국내 시장 확대를 위한 지원 제도를 개선하고 방송국은 편성 확대 및 판권료를 올리는 등 국내 애니메이션 시장의 수익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한 때다.

애니메이션은 이제 국경이 따로 없다. 게임 산업과 마찬가지로 한국에서 충분히 성공하고 수익이 발생하는 애니메이션을 계속 만들어낸다면 해외 시장 진출은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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