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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양한다면서 정작 일자리 버리는 꼴

■ 고용창투세액공제율 1%P 인하<br>예결위서 세제 논의는 억지라더니… 결국은 야당 주장에 무릎<br>언제든 재발 나쁜 선례 남겨… 비과세 손질도 누더기 우려

새누리당 소속 장윤석(왼쪽)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이 3일 국회에서 열린 계수조정소위에서 추경 심사를 위해 의사봉을 치고 있다. /오대근기자

새누리당이 3일 추가경정예산안 심사를 위해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계수조정소위원회에서 대기업에 대한 고용창출투자 세액공제를 줄이며 사실상 증세에 동의해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새누리당은 전날 "예결위에서 세제개편을 하자"는 민주통합당의 주장은'억지'라고 비난했지만 그 억지를 12시간 만에 전격 수용했다. 정부조직개편을 비롯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등 부동산 대책의 장기 표류에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온 여당이 국회 논의의 '원칙'마저 쉽게 저버리며 야당에 끌려 다녀 향후 국정운영의 안정성과 신뢰성이 크게 흔들리게 됐다.

민주당이 추경 재원 마련을 위한 증세를 주장해 예결위 계수조정소위가 이틀째 파행을 겪자 여당 측 간사인 김학용 의원은 2일 정오께 야당을 향해 "예결위 권한 밖의 세법 개정을 논의하자는 것은 추경 심사를 하지 말자는 것"이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앞서 새누리당 나성린 정책위의장 대행도 "추경과 증세는 별개로 민주당의 주장은 억지"라고 강조하며 "증세 문제는 기획재정위원회 조세개혁소위나 국회 예산재정개혁특별위원회에서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추경에 따른 재정건전성 방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계수조정소위에 응할 수 없다고 버티자 3일 새벽 대기업의 고용창출투자 세액공제율을 인하하는 수정안을 정부측과 협의해 제시했다.

여당 김학용 간사는 이날 오전 "증세가 아니고 당이 줄기차게 주장해온 비과세 감면제도를 하나 바꾼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추경을 논의하는 예결위가 세제를 변경했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실제 여당이 발표한 대로 세제개편안은 기재위나 예산재정개혁특위에서 논의해야 할 사안이다. 새누리당은 그동안 새 정부의 공약인 비과세∙감면 정비에 대해 기재위 조세개혁추진위에서 기재부와 협의, 8월께 일괄 발표할 계획이었다. 비과세∙감면 정비가 벌써부터 원칙 없이 누더기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생기는 대목이다.

특히 김 간사 등은 증세가 아니라고 강변하고 있지만 정부는 이날 내년부터 이번 결정으로 대기업의 세금 부담이 2,000억원가량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해 대조를 보였다.



새누리당 경제통 의원들도 가세해 "늘어나는 세금이 바로 눈앞에 제시됐는데 '증세가 아니다'라고 해봐야 설득력이 있느냐"면서 "야당의 높은 벽에 막혀 문제가 많은 수정안을 냈다" 고 꼬집었다.

실제 추경에 따른 국가 부채 증대분을 줄이기 위해 증세를 고집해온 민주당은 자신들의 입장이 관철됐다며 이날 예결위 계수조정소위에서 자축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민주당은 간사인 최재성 의원을 필두로 계수조정소위 위원들이 당초 대기업 법인세 최저한세율 인상이나 소득세 최고세율 과표구간 조정에 미치지는 못했지만 사실상 증세를 이끌어냈다고 평가했다. 최 간사는 "감면안 정비 계획이라도 하나 가져올 것"을 강하게 주문해 결국 여당과 정부가 무릎을 꿇은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의 한 중진급 의원은 "추경안 처리가 시간에 쫓기기는 했지만 힘 없이 야당 요구에 무너져 앞으로 주요 정책마다 유사한 상황이 재발하는 나쁜 선례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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