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500개 기업을 대상으로 ‘2013년 3ㆍ4분기 기업자금사정지수’를 조사한 결과 3ㆍ4분기 전망치가 기준치(100)를 밑도는 93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 분기(95)보다 2포인트 하락한 수치로, 지난 2011년 3ㆍ4분기 이후 9분기 연속 기준치를 하회했다.
기업자금사정지수(FBSI)는 기업들의 자금흐름을 수치화(0~200)한 것으로, 100을 넘으면 전 분기보다 해당 분기의 자금사정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하며 100미만이면 그 반대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내수경기의 부진이 지속되고 미국 양적완화 출구전략 발표와 중국 경제성장 둔화 등에 대한 우려로 기업들의 자금사정이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기업규모별로는 중소기업(92)이 대기업(98)보다 자금사정이 좋지 않을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은 전 분기보다 2포인트 하락했으며, 2ㆍ4분기 기준치를 웃돌았던 대기업 자금사정지수도 3ㆍ4분기에는 기준치 아래로 떨어졌다.
업종별로는 정보통신(103)과 자동차ㆍ부품(102)만 반도체 경기회복과 자동차 판매실적 개선에 기대감으로 자금사정이 호전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기계ㆍ금속(95), 섬유ㆍ의류(94), 석유ㆍ화학(92), 철강(89), 건설(88), 조선ㆍ해운(85)은 자금사정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항목별로는 ‘자금조달 시장상황’의 전망치가 95로 집계된 가운데 은행(98), 제2금융권(97), 기업어음(97), 주식(96), 회사채(94) 순으로 나아질 것이라는 기업이 많았다.
대한상의는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통한 직접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해운, 조선, 건설 등 취약업종 기업들과 중소기업의 자금난이 더욱 심화될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정부 및 지자체의 정책자금 지원수준에 대한 의견을 조사한 결과 60.4%가 ‘미흡하다’고 답했고, ‘만족한다’는 응답은 9.2%에 그쳤다. 정책자금 지원의 실효성 확보를 위한 과제로 기업들은 ‘매출액, 업력 등 정책자금 지원요건 완화’(33.4%), ‘정책자금 지원규모 확대’(24%), ‘정책자금 금리인하’(17.8%), ‘정책자금 신청절차 간소화’(13.8%) 등을 차례로 꼽았다.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1본부장은 “미국의 단계적 출구전략 발표 등으로 국내 주식ㆍ채권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탈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기업들의 어려운 자금사정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는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KONEX) 활성화, 회사채 시장 정상화 등 중소기업의 직접금융 조달여건을 개선하고 기업들도 대내외 여건악화에 대응한 체질 강화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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