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9일 전대가 사실상 10월 초로 연기되면서 당권 주자간의 득실이 갈리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전대시기가 보름가량 늦춰진다고 해서 당 대표를 준비하는 후보들간에 득실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전대 룰이다"고 말했다. 당 대표 출마를 준비 중인 손학규 고문 측의 한 측근도 "전대시기가 늦춰지는 게 유리하거나 불리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결국 전대의 룰이 결정적인데, 이를 놓고 주자간 밀고 당기기가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9월18일 예정했던 민주당의 전대는 논란 끝에 10월 초에 열리는 것으로 사실상 결정됐다. 오는 11일 열리는 전대 준비위원회 회의에서 날짜를 정리할 예정인데, 민주당은 지난 7ㆍ28 재보선 이후 전대 날짜 정하는 데만 벌써 2주를 흘러 보낸 셈이다. 하지만 10월 초 전대 역시 국정감사가 진행되는 시기라는 점을 고려할 때, 당 안팎에서는 우려감이 표출되고 있다.
전대가 연기되자 9월 중순 전대에 맞춰 출마 채비를 서둘렀던 당권 주자들도 일단 물밑행보에 주력하고 있다. 손학규 상임고문의 경우 상경해 2년간의 춘천 칩거 생활을 정리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계복귀 일정을 다소 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대표직 사퇴 후 지난주 충남에서 휴가를 보낸 정세균 전 대표는 이번 주 공개적 입장표명 없이 당 안팎의 다양한 인사들을 접촉하며 구상을 가다듬을 예정이다. 지난 정치인생에 대한 '공개 반성문'을 발표한 정동영 고문도 당분간 토론회 등을 참여할 뿐 낮은 자세를 부각시킬 계획이다.
하지만 당권 주자들이 물밑 행보를 벌이고 있지만, 전대 룰의 결정을 두고서는 양보 없는 밀고 당기기를 거듭하고 있다. 당장에는 전대준비위와 대의원 선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당 조직강화특위 구성 문제를 놓고 세 대결이 벌어지고 있다. 예컨대 비주류 결사체인 '쇄신연대'는 이미경 사무총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나선 게 대표적. 정 전 대표가 임명한 이 사무총장이 사퇴해야 조직력 면에서 우위에 있는 '정세균계'의 힘을 뺄 수 있다는 것이다.
전대 룰을 놓고 당권 주자들간의 다른 목소리가 커지자 박지원 원내대표는 "전대 룰을 정하기 전에 당무위원을 상대로 전수조사를 해볼 것"이라면서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