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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비뚤어진 '넷심'(Net 心)

“오죽 했으면 때렸을까.” “맞을 만하니까 맞았겠지.” 흔히 부부싸움에서 아내에 대한 폭행이 발생하면 일부에서 이런 말들이 오가고는 한다. ‘매를 부른다’는 시쳇말처럼 폭력을 사용하게끔 ‘원인 제공’을 했다는 논리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라도 맞아야만 하는 ‘정당하고도 합리적’인 이유는 성립할 수 없다. 폭력은 그 자체만으로 강자가 약자에게 가하는 범죄에 다름 아니다. 이때 비난의 대상은 사회적 약자이자 ‘희생양’인 ‘여성’이 아니라 폭력이라는 강압적 수단을 동 원한‘남성’이 돼야 한다. 지금 포털 사이트에서는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무장세력에 납치돼 희생됐거나 아직도 억류돼 있는 23명에 대해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포털 기사에 달린 댓글을 보면 일부이기는 하지만 네티즌들의 인식은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 ‘국민의 동의 없이 세금으로 몸값을 지불해서는 안된다.(아이디 zatino)’ ‘선교도 좋지만 분위기 파악 먼저 했어야.(아이디 littlecrom99)’ ‘결식 아동, 중증 장애인 등 이웃에도 어려운 사람 많은데 왜 하필…정신들 차리세요.(아이디 jisy2005)’ ‘봉사활동을 만류하지는 않겠지만 그에 따르는 위험은 자신들이 책임져야.(아이디 microsky1)’ 등. 물론 ‘여행 제한구역’이라는 정부 경고문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면서까지 출국을 강행한 무모함이나 주민의 99%가 이슬람교도인 그곳에 유서를 남기면서까지 선교활동을 간 과잉 신앙심 등을 탓할 수는 있겠다. 또 다른 종교와 달리 때때로 자신들의 믿음을 강요(?)하는 기독교에 대한 거부감도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번 피랍에 대한 책임을 그들에게 지워서는 안된다. 그들은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살인과 납치를 일삼는 탈레반이라는 ‘범죄조직’의 ‘희생양’일 뿐이다. 더군다나 기독교인이기 전에 대한민국의 선량한 국민이자 우리 곁에 있는 형제ㆍ자매들이 아닌가. 모든 국민들을 보호해야 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적 의무이다. 지금은 그들의 무사 귀환을 위해 두손 모아 기원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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