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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얼 토너먼트] 그림같은 플롭샷… 호랑이가 살아났다

타이거 우즈 메모리얼 토너먼트 우승<br>16번홀 버디 앞세워 대역전극<br>니클라우스와 통산 73승 타이<br>US오픈 앞두고 자신감 되찾아


16번홀(파3). 타이거 우즈(37∙미국)의 8번 아이언 티샷이 그린 뒤편 러프 지역에 떨어졌다. 볼은 깊은 풀숲에 묻혔고 홀까지 거리는 15m쯤 됐다. 조금이라도 강하게 치면 내리막 경사를 타고 그린을 지나쳐 물에 빠질 수 있고 이를 의식하면 너무 짧게 치기 십상인 까다로운 위치였다.

스탠스를 열고 클럽페이스도 한껏 오픈시킨 셋업은 그린 주변 벙커 샷을 할 때와 비슷했다. 클럽페이스는 볼의 밑을 정확하게 파고들었고 강한 스윙에도 볼은 3~4m 높이로 부드럽게 떠올랐다가 그린 바로 안쪽 지면에 떨어졌다. 슬금슬금 구르기 시작한 볼은 멈출 듯 멈출 듯하더니 7~8m가량을 굴러 깃대와 홀 오른쪽 틈으로 깨끗하게 떨어졌다.

보기나 더블보기 이상도 우려된 위기상황에서 나온 환상적인 버디였다. 방송 중계석에 있던 '살아 있는 전설' 잭 니클라우스(72∙미국)는 "믿을 수가 없다. 지금까지 봐온 가장 대담한 샷이었다"며 그의 플롭 샷(flop shot)에 경탄했다. 지난 2005년 마스터스 우승 당시 최종일 16번홀(파3)에서 거의 기역자로 꺾인 칩샷 버디를 연상하게 하는 장면이었다.

직전 홀 버디로 선두 로리 사바티니(남아공)를 1타 차로 따라붙은 우즈가 공동 선두로 올라서는 순간이었다. 뒤에서 플레이 한 사바티니가 같은 홀에서 보기를 범해 단독 선두로 나선 우즈는 18번홀(파4)에서도 버디를 뽑아내 우승에 쐐기를 박았다.

우즈가 다시 한번 부활한 '골프황제'의 위용을 과시했다. 우즈는 4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모리얼 토너먼트(총상금 620만달러) 4라운드에서 5타를 줄여 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로 정상에 올랐다. 올 3월 아널드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 30개월 만에 우승 맛을 본 그는 10주 만에 시즌 두 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우승의 타이밍이 절묘했다. 우즈는 니클라우스가 주최하는 이 대회에서 개인통산 73번째 우승을 거둬 니클라우스와 PGA 투어 생애 승수 공동 2위가 됐다. 이제 우즈보다 많은 우승컵을 수집한 이는 샘 스니드(82승∙1912~2002∙미국)뿐이다. 우즈는 이 대회 5번째 우승을 차지해 미국 오하이오주 더블린의 뮤어필드 빌리지GC(파72∙7,265야드)와의 각별한 인연도 과시했다.

특히 우즈는 아널드파머 인비테이셔널 우승 이후 부진했던 모습을 씻어내며 열흘 앞으로 다가온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US 오픈을 앞두고 자신감을 되찾았다. 그는 메이저대회에서는 14승으로 니클라우스의 최다승 기록(18승)에 4승 뒤져 있다.

3라운드 선두 스펜서 레빈(28∙미국)에 4타 뒤진 4위로 출발한 우즈는 2번홀(파4)을 시작으로 5∙6∙7번홀 연속 버디로 단번에 4타를 줄였다. 8번(파3)과 10번(파4)홀에서 보기를 범했지만 더는 흔들리지 않고 마지막 4개 홀에서 결정적인 16번홀을 포함해 3개의 버디를 집중시켜 우승을 확정했다. 우승상금은 111만6,000달러.

사바티니와 이날만 5타를 줄인 안드레스 로메로(31∙아르헨티나∙이상 7언더파)가 2타 뒤진 공동 2위에 올랐고 선두였던 레빈은 3타를 잃으며 공동 4위(5언더파)로 마감했다. 레빈은 올 2월 피닉스 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6타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한 데 이어 이번에도 생애 첫 우승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세계랭킹 1위 루크 도널드(잉글랜드)는 4타를 줄여 36위에서 12위(1언더파)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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