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ㆍ잠실 등 개발 호재 지역에서 일부 공인중개사들이 개발 예정지가 아닌 곳까지 ‘개발 예정’이라는 헛소문을 퍼뜨려 투자자를 현혹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투자자의 주의가 요구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 서구 일대에 가정오거리에서 가좌IC로 이어지는 경인고속도로 주변의 주택지가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개발될 것이라는 소문이 퍼져 있다. 이 일대 A공인중개소의 한 관계자는 “경인고속도로가 청라경제자유구역으로 직선화되고 가정오거리~가좌IC 구간이 일반도로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이 일대 주택지역이 재생지역으로 묶여 개발될 예정”이라며 “지금은 물건이 나오면 ‘업 계약서(매매가격을 실제 거래가보다 높여서 적는 계약서)’를 써서라도 바로 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이 내용은 인천시가 매년 발간하는 ‘바이 인천(Buy Incheon)’이라는 책자에 나와 있다”며 시와의 연관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정작 인천시 도시재생사업부 관계자는 “고속도로가 일반도로로 바뀔 경우 일부 지역에 한해서만 재생사업으로 개발할 예정”이라며 “고속도로 인근 지역을 모두 개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 내용은 주민설명회 때 충분히 설명을 했지만 일부 공인중개소가 헛소문을 유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B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가좌1동 부근의 중공업 지역이 상업지역으로 바뀐다는 소문도 있어 투자자가 많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 관계자는 “재생사업지구로 포함된 일부 구간은 용도가 바뀌지만 그 외의 구간에서는 용도 변경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며 용도변경 계획을 부인했다. 그러나 이 일대는 이 같은 소문이 돌면서 집값이 크게 올랐다. 대지지분 30㎡ 미만 빌라의 경우 지하층이 3.3㎡당 1,000만원가량에 시세가 형성돼 있어 가정오거리 등의 개발계획이 발표되기 전보다 2배가량 올랐다고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전했다. 최근 제2롯데월드가 추진 중인 잠실에서도 뜬소문이 돌고 있다. 잠실의 C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제2롯데월드 건설이 본격화하면 현재 제2종 일반주거지역인 잠실 주공 5단지도 상업용으로 용도변경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급매물이 나오면 지금 사두는 게 좋다”고 투자자를 현혹하고 있다. 이처럼 소문만 듣고 온 외부 세력이 늘면서 기존에 자체적으로 재건축을 추진하던 아파트가 피해를 보는 일도 생겼다. 재건축을 추진 중인 인천 경인고속도로 주변의 D아파트 조합 관계자는 “이 일대에 뜬소문이 돌면서 최근 1년새 전체 세대 절반 이상의 주인이 바뀌었다”며 “이들 중 대부분은 비싸게 집을 구입해 재건축을 해도 수지가 맞지 않기 때문에 사업을 반대하고 있어 재건축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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