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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 찬물 끼얹는 밀어내기 분양] 일정에 없던 물량까지 쏟아내… 일부지역 분양 작년의 30배

공공물량 더하면 올 사상최대 40만가구 육박

"시장에 도움 안돼" 주택단체 당부도 안먹혀

분양가 상승 시도 맞물려… 시장침체 올수도

이달 문을 연 한 아파트 모델하우스에 입장하기 위해 예비 청약자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건설사들이 분양물량을 크게 늘리면서 공급과잉에 따른 분양시장 위축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경제DB


최근 대부분의 건설사 주택사업본부는 연초에 수립한 올해 분양계획을 새로 짜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불기 시작한 분양시장 열기가 올해에도 이어지자 당초 계획보다 분양물량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서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아파트 청약시장에 계속 인파가 몰리면서 시행사 등으로부터 신규 분양사업을 추진하자는 요구가 여럿 들어오고 있다"며 "수도권과 지방에서 연초 계획에 잡혀 있지 않았던 분양사업을 새로 벌이는 방안을 심도 있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분양시장 호황을 감안해 당초 잡아놓은 분양일정을 최대한 앞당기는가 하면 장기간 미착공 상태에 있던 적자 사업장의 분양을 재개하려는 업체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분양물량 40만가구 육박 전망=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민간 건설사들의 전국 아파트 분양 예정 물량은 총 36만6,112가구로 전년(33만1,263가구)보다 10.5%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건설사 및 시행사의 추가 물량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의 공공물량을 포함하면 올해 분양물량은 사상 최대치인 40만가구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민간 분양물량 기준으로 올해 공급량이 크게 늘어나는 곳은 서울과 경기도다. 서울의 경우 지난해보다 75.5% 급증한 5만2,902가구가 쏟아져나올 예정이다. 구별로는 송파구와 성동구에서 9,510가구, 9,240가구의 분양이 예정돼 있는데 이는 지난해보다 각각 30배, 13배나 늘어난 규모다. 이어 은평구(4,984가구), 서대문구(4,528가구), 동대문구(3,845), 서초구(3,363가구) 등의 분양물량이 많았다.

경기도의 경우 지난해보다 87.6% 늘어난 15만5,828가구가 분양시장에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경기도에서는 화성(2만5,893가구), 용인(1만8,594가구), 평택(1만4,100가구), 시흥(1만1,879가구) 등에서 지난해보다 대폭 증가한 물량이 공급될 예정이다. 이 같은 분양물량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최근 들어 건설사들이 연초 계획보다 물량을 확대하고 있어서다.

◇넘치는 물량 속 분양가 상승 우려도=올해 분양물량 급증 추세 속에 아파트 분양가가 예년보다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향후 시장 위축을 가져올 수 있는 변수다.

이달부터 민간택지의 분양가상한제가 사실상 폐지되면서 건설사들은 재건축·재개발 등 민간택지에 들어서는 아파트의 분양가를 자유롭게 책정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입지가 좋은 서울 강남권 등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분양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실제로 건설사들이 당초 지난달 공급하려던 아파트의 분양시기를 분양가상한제가 폐지되는 4월 이후로 미룬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건설사 고위관계자는 "4월부터 민간택지는 분양가상한제의 적용을 받지 않는 만큼 이달 공급할 아파트에 고급 마감재 등을 적용해 원래 계획보다 분양가를 다소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권의 재건축 추진 단지 조합들은 이미 상한제 폐지를 계기로 분양가를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서울 강남권에 공급되는 재건축 아파트는 9개 단지 총 1만4,387가구로 이 중 일반분양 물량은 3,055가구 정도다.

◇공급폭탄에 하반기 주택시장 위축 가능성=전문가들은 건설사들의 밀어내기 분양과 분양가 상승 시도가 맞물리면 올 하반기 이후 주택시장이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공급물량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분양가 상승으로 가격경쟁력마저 떨어진 일부 단지에서 미분양이 쌓이며 분양시장의 분위기가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전반적인 분양시장의 열기는 뜨겁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미분양이 발생하는 등 양극화 현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같은 지역에서 공급이 일시에 몰리며 지역별로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상반기 공급물량 증가에 대한 부담과 분양가상한제 폐지에 따른 가격상승 논란, 미국발 금리변동 가능성이 발생할 수 있는 올 3·4분기가 분양시장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 건설사 주택사업본부장은 "주택시장만 놓고 본다면 열기가 올해 내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주택시장의 온기가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지 않고 있다는 게 변수"라며 "올 하반기 이후 경제상황 등 외부변수에 따라 분양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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