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호 구청장은 21일 기자회견을 통해 “송도 LNG 기지에서 2005년 가스누출 사고 이후 불안감이 여전한 상황에서 한국가스공사가 충분한 주민 의견 수렴 없이 LNG기지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며 “철저한 안전대책 마련과 실질적인 주민합의 없이 LNG기지 증설을 절대 허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구청장은 “인천시 도시계획위원회가 다각적인 여론 수렴 과정을 거치는 것을 조건으로 LNG기지 증설 안을 가결한 것은 착공 전에 주민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는 의미인데도, 가스공사는 이를 ‘선 착공 후 주민 의견 수렴’이라고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했다”며 “가스공사는 먼저 위험시설 증설 계획에 불안해하는 주민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안전에 대한 국민의식과 기대수준이 높아진 만큼 LNG기지 안전 기준을 상향하라고 촉구했다.
연수구는 담당 구청으로서 LNG기지 증설공사와 관련한 건축물·공작물 축조 공사에 대한 행정 권한이 있다. 이에 따라 연수구에서 증설공사 반대입장을 견지하면 사업 일정에 차질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송도 주민들도 위험시설인 LNG 기지가 증설되면 불안이 가중되고 증설의 필요성에도 공감할 수 없다며 반대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박한준 국제도시송도입주자연합회 회장은 “LNG기지 핵심 위험시설인 가스 저장탱크 공사의 경우 구청 허가 사항이 아니라 신고 사항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중앙정부가 추진하는 국책사업을 인천시나 연수구에서 어떤 방법으로 막을 수 있는지, 실질적인 대책과 계획을 밝혀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반면 한국가스공사는 LNG기지 증설이 주민 안전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강조하는 한편, 연수구 입장을 반영해 착공 전 주민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지난해 안전성 평가용역 결과 전시상황 같은 최악의 경우 복사열에 의한 피해범위가 1.2km로, 3km 떨어진 송도에는 피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지역 주민과 지역단체 관계자를 만나 지속적으로 의견을 청취하고 있으며, 연수구 입장대로 착공 전에 의견 수렴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송도 LNG기지 증설 사업은 가스공사가 5,600억원을 들여 2018년까지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25만5,353㎡ 부지에 20만㎘ 규모의 LNG 저장탱크 3기, 기화송출설비, 변전소 등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사업이 마무리되면 LNG 저장탱크는 현재 20기에서 23기로 늘어나고 전체 저장용량은 현재보다 21% 늘어나 약 348만㎘에 이를 전망이다.
인천시 도시계획위원회는 지난해 8월 다각적인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는 것을 조건으로 LNG기지 증설안을 가결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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