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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디폴트 초읽기] 시험대 선 세 지도자 앞날은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Grexit)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향해 치닫고 있는 그리스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키를 쥔 인물들이다. 이들의 향후 행보에 그리스는 물론 유럽, 나아가 전 세계 경제의 앞날이 달려 있다. 나아가 이번 사태는 이들의 정치적 미래를 좌우할 결정적 국면도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들이 던질 승부수에 관심이 쏠린다.

● '가장 위험한 남자' 치프라스

국민투표 '위험한 승부'… 정치적 치명타 가능성


"유럽에서 가장 위험한 남자."

지난 1월 그리스 역사상 최연소 총리직에 오른 알렉시스 치프라스의 별칭이다. 현 그리스 사태로 유럽, 나아가 전 세계 경제를 위험에 빠뜨린 그가 이제는 자신의 정치생명을 놓고 위험한 승부수를 던졌다. 7월5일(현지시간) 열릴 국민투표 결과에 자신의 거취를 연계시킨 것인데 현재로서는 그의 뜻대로 결론이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치프라스 총리는 29일 그리스 공영방송 ERT와의 인터뷰에서 "투표에서 (채권단의) 협상안을 거부할 것을 요청한다"며 "투표에서 '예스(협상안 찬성)'가 나오면 사퇴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들의 '반대표'를 기대하고 있는 치프라스 총리의 바람은 현재로서는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더 크다. 채권단의 긴축을 찬성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보다 유로존 잔류를 희망하는 여론이 더 크기 때문이다. 이번 국민투표 결과로 협상안이 비토될 경우 이른바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Grexit)는 수순 밟기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 및 그리스 국민들의 생각이다.

치프라스 총리가 투표 결과로 취임 6개월 만에 퇴진을 하는 불명예를 떠안게 되면 그의 정치 생명은 되돌리기 힘들 정도의 치명적 타격을 입게 된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설사 협상이 타결된다고 하더라도 채권단은 현 그리스 정부가 이를 제대로 이행할 것으로 보지 않고 있다"며 "채권단이 치프라스 정권의 퇴진을 염두에 두고 있고 최근 협상이 틀어진 이면에는 이 같은 배경이 숨어 있다"고 전했다.

● '유럽의 여제' 메르켈

그렉시트 현실화 땐 '분열의 지도자' 낙인


현 그리스 사태로 정치 리더십의 명운이 달린 또 한 명의 인사는 바로 유럽의 여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다. 지난 5개월여간 관련 협상을 사실상 주도해왔다는 점에서 그 결과의 가장 큰 책임을 떠안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Grexit)가 현실화될 경우 메르켈 총리는 유럽의 꿈인 '통합'을 무산시키고 '분열'을 야기한 지도자로 전락하게 된다.



독일은 현 그리스 구제금융 프로그램의 최대 채권 보유국이자 유로존 최대 경제 대국으로서 가장 강력한 발언권을 행사해왔다. 특히 지난 1월 협상 때부터 메르켈 총리는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과 함께 그리스의 개혁과제 이행을 거듭 촉구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유지했다.

문제는 메르켈 총리를 둘러싼 제반여건이 녹록지 않다는 데 있다. 2005년 이후 10년간 총리직을 수행하며 그리스 구제금융 결정 과정을 이끈 메르켈을 향해 대연정 내에서도 "'퍼주기'만 하고 근본적 해결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쇼이블레 재무장관을 비롯한 독일 각료들은 상대적으로 온건한 메르켈 총리와 대척점에 서며 갈등을 빚고 있다는 보도도 있다.

메르켈 총리는 29일(현지시간) 기독민주당 창당 70돌 기념대회에서 "유로화가 실패하면 유럽도 실패한다"며 '그렉시트'를 막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허핑턴포스트는 "그리스가 유로존을 나가게 된다면 이는 다른 누구보다도 메르켈이 내린 결정에 따른 결과일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역사는 메르켈을 가장 크게 비난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 'IMF 여신' 라가르드

유럽 국가와도 대립각… 총재직 재선에 빨간불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그리스 사태를 어떻게 푸느냐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특히 이번 협상 결과가 내년에 있을 라가르드의 IMF 총재직 재선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외신들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22일 유로존 긴급 정상회의 당시만 해도 그리스 사태는 낙관적 해결을 점치는 전망이 많았다. 부자 증세 등 세금 인상을 통해 재정수지를 개선하겠다는 그리스 정부의 진일보한 개혁안이 제출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딴죽'을 걸고 나선 게 바로 IMF다. 현 세제도 지금의 그리스 경제 수준에 비춰 과중한 상태에서 더 이상의 세금인상은 경제성장을 해칠 수 있다며 지출감축을 통해 재정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최근 폴리티코는 "라가르드 총재로서는 평생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그리스 경제위기에 IMF가 계속 개입하고 있는 데 대해 분개하고 있는 회원국, 특히 신흥국가 출신 이사진을 달래야 하는 형편에 있다"고 보도했다. 내년에 있을 총재직 재선 의지를 천명한 라가르드 총재는 이 같은 불만의 목소리를 무시할 수 없고 이것이 그리스 사태와 관련해 최근 라가르드 총재가 강성 발언을 이어가는 배경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IMF는 그리스뿐 아니라 다른 채권단인 유로존 국가들과도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그리스 국가 채무의 대부분을 지고 있는 유럽 국가들의 '부채 탕감' 없이는 근본적 해결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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