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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현의 승마 속으로] < 3 > 첫 발걸음 떼기

기승 전 함께 걸으며 성격부터 파악하세요

안장 채우기·발굽 관리 등 수장 기초 철저히 숙지를

평보 - 속보 - 구보순 보법 연습… 고급 승마 기본기 확실히 다져야

말에 올라탈 땐 왼발부터 걸쳐 올라탄다. 고삐는 배꼽 쪽에 손을 모아 편안하게 쥔다.


어떤 스포츠를 배울 때는 장비의 특성부터 파악합니다. 승마도 마찬가지입니다. 승마를 재미있게 즐기기 위해서는 타게 될 말의 특성부터 알아야 합니다. 말이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 나쁜 습관은 없는지, 어떤 용도의 말인지가 대표적입니다. 보통 초보자에게는 온순하고 웬만한 자극에도 무딘 말을 배정합니다. 이런 성격의 말들은 초보자가 잘못된 자극을 가했을 때 동요가 덜하지요. 대부분의 말들은 예민해서 이런 성격을 갖기 힘듭니다. 훈련을 통해 길을 들이지만 그렇더라도 말을 탈 땐 항상 주의해야 합니다. 또한 나쁜 습관은 없는지도 알아야 합니다. 교관들이 이를 알려주지만 기승자는 타기 전에 말과 함께 걸어보거나 여러 가지 나름의 테스트를 해봐야 합니다. 다리를 절 수도 있고 아니면 뒤에 무언가가 있으면 뒷발로 차는 말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틈만 나면 자기 집으로 도망가려고 하는 말도 간혹 있습니다. 절대 말과 함께할 땐 안심하면 안 되며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이젠 수장하는 법을 알아야 합니다. 수장은 말에게 안장 같은 장구를 채우고 벗기거나 목욕(사진)을 시키거나 발굽을 파주거나 하는 등의 총체적인 일을 말합니다. 승마에서 중요하지 않은 게 없지만 수장의 기본을 철저하게 익혀야 합니다. 안장을 잘 채우고 머리에 굴레를 잘 씌워야 말이 편안해 합니다. 예전에 손질되지 않은 굴레를 씌웠더니 까칠한 가죽이 말의 얼굴을 자극해 날뛰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장구의 상태와 착용 방법을 익히는 건 필수입니다. 또한 세차를 하듯이 털을 빗겨주면서 마사지도 해주고 흙이 끼기 쉬운 발굽은 반드시 타기 전과 후에 발굽 파개로 파줘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말에게 가장 중요한 굽을 상하게 하거나 염증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처음 입문하면 말의 보법(걸음걸이) 중 평보부터 배우는데 쉽게 말하자면 말을 타고 편안하게 마장(馬場)을 걷는 겁니다. 배꼽 부근에 손을 가지런히 모아 고삐를 편안하게 쥐는 법, 등자(기승자가 발을 디딜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D'자형의 발 디딤쇠)에 왼발부터 걸쳐 올라타는 법 등을 동시에 익히게 됩니다. 생각보다 쉽지 않은 것들입니다. 기초에 해당하는 부분이지만 상황에 따라 이런 기초적인 것들을 다시 활용하거나 응용하기 때문에 숙지해야 합니다. 그 다음은 약간 빠른 속보를 배웁니다. 속보도 지긋이 앉아서 타는 좌속보와 리듬에 따라 엉덩이를 들어주는 경속보로 크게 나뉩니다. 이는 운동 목적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입니다. 속보는 평보와 달리 말이 훨씬 더 경쾌한 걸음으로 가는 것인데 양 다리나 양 발로 가볍게 몸통에 자극을 주면 말이 걸음을 시작합니다. '통통통' 속도로 빠르게 걷는 정도지만 개인적으로는 제대로 하면 가장 어려운 보법인 것 같습니다. 처음 배울 때 이 리듬을 익히기 위해 속보 연습을 한 달 동안 죽어라 한 적이 있습니다. 속보가 중요한 이유는 말의 리듬을 어느 정도 익힌 후, 아니 리듬에 적응한 후에만 구보를 안정적으로 배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구보를 할 때는 말의 몸통 에 양 허벅지를 꼭 붙여야 하며 기승자의 엉덩이가 반동에 의해 안장에서 미끄럼 타듯이 움직여야 편하게 탈 수 있습니다.

이 세 가지 기본 발걸음을 완벽히 익히면 고급 승마로 갈 수 있는 준비가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상의 설명 이외에도 기승자는 할 일이 정말 많습니다. 온몸을 동시다발적으로 사용해 말에게 의사를 표현해야 합니다. 자동차처럼 액셀을 밟는다고 해서 속도가 빨라지진 않습니다.



◆ 속보=2절도 운동으로 왼쪽 뒷다리와 오른쪽 앞다리, 오른쪽 뒷다리와 왼쪽 앞다리 순으로 동시에 진행된다.

◆ 구보=3절도 운동이며 '따그닥' 리듬으로 이해하면 쉽다.

/'1000일간의 승마표류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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