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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투자가 멕시코에 러브콜

"치안 불안해도 경제는 잘 나가"<br>지난해 FDI 180억달러 육박


세계 최대 채권펀드인 핌코의 빌 그로스 공동대표가 한 "독일 국채보다 멕시코 국채를 사겠다"는 최근 발언이 관심을 끌면서 멕시코 경제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20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마약밀매업자들의 이권다툼 등으로 멕시코는 치안이 불안한 나라로 악명 높지만 경제는 호황을 띠고 있어 국제투자가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멕시코는 마약밀매 업자들의 세력다툼으로 수십구의 토막난 시체가 발견되는 등 치안에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지난달 북부 카데레이타 지역 고속도로에서는 49구의 토막난 시신이 발견됐는가 하면 지난 5일에도 태평양 연안 시날로아주(州)에서 7구의 시신이 토막난 채 발견됐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멕시코 인구 10만명당 살해되는 사람 수는 22명으로 2000년(12명) 조사 때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전세계적으로도 여덟번째로 높았다.

하지만 경제는 탄탄하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세계 금융위기의 여파로 2009년 -6.24%로 크게 떨어졌으나 이듬해에는 5.52%를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해와 올해에도 3.5%를 넘는 등 순항할 것으로 보인다. GDP 대비 공공부채 비율도 낮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멕시코의 지난해 GDP 대비 공공부채 비율은 37.5%로 2008년 처음으로 30%대를 넘어선 후 꾸준히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안전자산으로 불리는 미국(70%)과 독일(81%)에 비해 훨씬 낮은 수치다.



이에 국제투자가들도 앞다퉈 멕시코로 향하고 있다. 지난해 외국인직접투자(FDI)는 180억달러에 육박했으며 올해도 이와 비슷한 투자를 유치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북미와 남미를 연결하는 멕시코의 지리적 이점을 노리고 주로 공장 설립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덕분에 지난해 제조업 수출은 2,788억달러에 달해 1994년(500억달러)의 다섯 배를 넘어섰다.

이는 '세계의 굴뚝'이라고 불릴 정도로 많은 제조업 공장을 거느렸던 중국의 인건비와 국제운송 비용이 치솟으면서 이에 가려져 있던 멕시코가 부각됐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에서 미국 동부해안까지 40피트 규모의 컨테이너 하나를 운송하는 데 드는 비용은 7,500달러에 달하지만 멕시코에서는 3분의1 수준인 2,500달러만 들이면 운반할 수 있다. 호세 안토니오 메아데 멕시코 재무장관은 "북미와 남미로 수출하려는 다국적기업이 중국에서 최적의 입지조건을 갖춘 멕시코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현했다.

다만 멕시코에 진출한 다국적기업은 불안한 치안을 피해 미국과 인접한 후미진 해안에 공장을 집중시키는 등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 덕분에 세계적 알루미늄 제조업체인 알코아는 전체 생산량의 25%를 멕시코에서 생산하는 등 멕시코 내에 대규모 공장을 갖고 있음에도 지난해 7월 미미한 습격을 당한 것 외에는 피해를 입은 적이 없다. 멕시코 공정경쟁위원회의 알레잔드로 호프는 "(다국적기업의 노련한 전략으로) 멕시코 내 갱단이 이들을 공격하고 싶어도 위치를 찾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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