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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그룹이 구자열 회장 체제로 전환하면서 제2의 도약을 맞게 됐다. 구자홍 회장이 이끈 1기 체제가 '안정적인 성장'에 무게를 뒀다면 구자열 회장의 2기는 '혁신과 도전'이라는 키워드를 앞세워 그룹 내 상당한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구자열 회장은 몇 년 전 신년사에서 "탄탄한 회사가 되기 위해서는 익숙한 것을 거부하고 낯선 곳에 도전해야 한다"고 강조할 만큼 '도전과 혁신의 아이콘'으로 통한다
LS그룹의 한 관계자는 "진취적이고 추진력이 강한 구자열 회장이 LS호를 이끌게 된 이상 공격적 경영이 예상된다"며 "제2의 도약을 위해 그룹 내에서도 많은 준비가 돼 있다"고 자신했다. 미래 성장동력인 스마트그리드,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핵심부품, 해외자원 개발 등 그린 비즈니스가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는 얘기다.
◇콜럼버스 정신을 가슴에 품은 '크리스토퍼 구'=구자열 회장의 영문명은 '크리스토퍼 구'다. 미 신대륙을 발견한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이름을 따온 것으로 구자열 회장의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성향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대목이다.
지난 2009년 진도~제주 구간 105㎞ 해저케이블 수주 건이 대표적인 경우다. 당시 사업수주가 결정도 되기 전에 구자열 회장은 미래 성장동력에 과감히 투자해야 한다면서 1년이나 앞선 2008년 초 동해공장 착공에 들어갔고 결국 수주를 따냈다.
나아가 구자열 회장은 사내에서 '혁신 전도사'로 불린다. 구자열 회장의 명함에는 '혁신 없이 미래도 없다(No Innovation, No Future)'는 문구가 쓰여 있을 정도로 틈날 때나마 혁신을 강조한다.
2004년 LS전선을 맡은 후 첫 작업도 경영혁신이었다. 선진기업 수준으로 사내 프로세서를 끌어올리기 위해 프로세서 혁신(PI)을 지시했다. 이듬해에는 전선업계 최초로 전사자원관리시스템(ERP)을 구축하며 200억원 이상의 원가를 절감했다. 그 과정에 사내 반발도 꽤 있었지만 "시스템을 바꿔가면서 글로벌화에 준비해야 한다"며 관철시킨 일화는 유명하다.
북미 최대 전선회사인 '슈페리어에식스' 인수도 구자열 회장의 남다른 도전정신의 결과다. 구자열 회장은 미국이 1960~1970년대 깔아놓은 전력망을 교체할 시기가 올 것이라 내다보고 아무도 시도 못한 미국시장 진출을 선언, 2008년 8,500억원을 투자해 대형 인수합병(M&A)을 성공시켰다.
◇발상의 전환으로 글로벌 리딩 기업 이끌어=도전적인 기질 못지않게 구자열 회장은 발상의 전환으로 직원들을 깜짝 놀래 주고는 한다. 예컨대 전선산업은 대표적인 장치산업이지만 구자열 회장은 고개를 내젓는다. 구자열 회장은 "전선산업은 제조업이 아니라 에너지를 소비자에게 전해주는 물류업"이라고 정의를 내려 직원들에게 충격을 안겨줬다.
그 결과 본업과 정반대되는 무선전력시스템을 비롯해 해저케이블∙초전도케이블 등을 개발, 새로운 사업영역을 개척하며 시장을 선도해왔다. LS전선은 현재 세계 3위의 전선업체로 부상했고 오는 2015년 글로벌 NO.1 기업으로 도약을 예고해 둔 상태다.
글로벌 경영도 빼놓을 수 없다. 구자열 회장은 서울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78년 LG상사에 입사해 6년간 뉴욕지사에서 근무했다. 1992년에는 LG상사의 일본지역본부 이사를 지냈다. 덕분에 영어와 일어에 능통하다.
이후 1995년에는 LG투자증권에서 국제 부문 총괄임원을 역임하며 국제금융 전문가로도 이름을 날렸다. 구자열 회장은 이 같은 능력을 통해 미국∙중국∙중동∙유럽∙남미 등 전세계 100여개국에 해외 법인과 지사 등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LS그룹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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