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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기지개 켜는 역외펀드

절세 매력 부각… 설정액 증가세로 돌아서고 수익률 급등


지난 2007년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던 역외펀드가 최근 양호한 수익률과 절세 매력에 힘입어 다시 부활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07년 14조원에 달했던 역외펀드 설정액은 지난해 말 9,200억원대까지 감소했지만 올 4월 현재 9,520억원으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역외펀드는 주로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운용사가 룩셈부르크 등 해외에 설정해 운용하는 펀드다. 보통 해외투자가들을 대상으로 한 상품이지만 일부 펀드는 금융 당국의 허가를 받아 국내에서 공모 형식으로 판매할 수 있다.

5년 동안 감소세를 겪었던 역외펀드가 최근 다시 탄력을 받는 것은 절세효과 때문이다. 일반 펀드(해외펀드, 해외 재간접 펀드 포함)는 매년 한 차례 지난 1년간 발생했던 이익을 결산한 후 이자소득세를 원천징수하기 때문에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지만 역외펀드는 해외 법에 따라 설정 이후 환매할 때만 15.4%의 이자소득세만 내면 돼 과세 시점을 조절할 수 있어 금소세 관리에 용이하다. 특히 올해부터 금소세 기준이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줄어들면서 매력이 더욱 커졌다.

절세효과는 수익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일반 해외펀드(해외주식ㆍ해외혼합ㆍ해외채권ㆍ해외부동산 펀드 포함)의 평균 수익률은 16.32%지만 역외펀드(제로인이 입수한 역외펀드 기준) 26.36%에 이른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역내 설정된 해외펀드의 경우 매년 결산으로 과도하게 세금이 빠져나가 수익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역외펀드의 경우 매년 결산을 할 필요가 없고 절세효과가 있기 때문에 장기투자시 복리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해외 증시가 글로벌 유동성에 힘입어 급등하면서 일부 역외펀드의 경우 연초 이후 6개월 만에 30%가 넘는 수익률을 내고 있다. 일본 증시에 투자하는'블랙록 일본 오퍼튜니티(JPY)'의 연초 수익률은 45.25%에 이르며 '피델리티 일본 소형주 펀드(JPY)'가 38.60%, 미국 바이오주에 투자하는'프랭클린 바이오테크놀로지 디스커버리(USD)'는 31.57% 를 기록하고 있다.

투자할 수 있는 통화가 다양한 것도 장점이다. 국내 설정된 해외펀드가 원화 베이스로 투자되지만 역외펀드는 달러나 유로화ㆍ엔화 등 원하는 통화로 투자할 수 있는 채널이 있다. 오인아 시티은행 청담중앙지점 부지점장은 "역외펀드는 외화 수요가 있는 개인은 물론 외화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투자자들에게 효율적인 통화 분산의 기회를 제공한다"며 "게다가 환차익에도 세금이 붙지 않아 환위험만 선물환 계약을 통해 잘 관리하면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일부 역외펀드의 경우 월지급식으로 설계돼 있어 매달 일정 규모의 외화가 필요한 사람이라면 투자를 고려해볼 만하다. 조성연 프랭클린템플턴자산운용 차장은 "역외펀드는 수익금도 외화로 수령한다"며 "고정적으로 달러자금이 필요한 유학생 부모들에게 지속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계 운용사뿐만 아니라 국내 운용사들도 역외펀드 판매에 지속적으로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현재 12개의 역외펀드를 설정해 운용하고 있으며 이 중 '미래에셋 아시아퍼시픽에퀴티펀드'와 '미래에셋 차이나섹터리더에퀴티펀드'는 국내에서도 가입이 가능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해외투자 붐'을 타고 급성장한 역외펀드는 이후 일반 해외펀드와의 세금 차별 문제, 환 리스크 악재가 부각되면서 하락세를 겪었지만 외화자산으로 투자가 가능하고 절세효과도 있어 다시 인기를 끌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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