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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굴욕이… 참담한 비명 지르는 일본
중일 갈등 장기화… 일본 기업 비명도요타, 판매 급감에 생산 줄여… 항공사도 중국행 노선 감편여행사·호텔 예약 취소 잇따라
이태규기자 classic@sed.co.kr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중국과 일본 간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일본 기업들이 본격적인 경영 타격을 받으며 비명을 지르고 있다.
25일 일본의 도요타자동차가 중국으로 수출되는 자동차 감산에 들어갔고 일본 항공사들은 중국행 여행객이 무더기로 줄자 노선 감편을 결정했다. 중국 내 일본 공장 상당수는 파업이 장기화되며 여전히 공장을 돌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요타는 중국 내 반일감정 격화로 판매량이 급감하자 후쿠오카 공장의 렉서스 자동차 생산량을 하루 1,300대에서 1,000대로 20% 이상 줄이기로 했다.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 사장은 "중국 내 반일시위가 시작된 후 자동차 판매량이 30%나 줄어 재고 증가를 우려해 감산을 결정했다"며 "양국 정부가 사태 해결에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 일본의 다이와종합연구소는 일본 자동차의 중국 수출이 한 달만 차질을 빚어도 직접 손실이 1,445억엔에 달하고 관련 업계까지 더하면 3,000억엔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1월을 제외하고 사상 최악을 기록한 일본의 8월 무역적자액(7,541억엔)의 40%에 해당하는 규모다. 양국 간 대치가 길어질수록 일본의 무역수지가 겉잡을 수 없이 악화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일본 관광업계도 큰 타격을 입고 있다. 25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항공(JAL)과 전일본공수(ANA)의 중국행 노선에서 오는 11월까지 예약 취소 좌석 수가 5만2,000개를 넘어섰다. 이에 일본 항공사들은 중국행 노선을 감편하고 항공기를 소형으로 바꿔 수익 악화에 대비하고 있다.
일본 여행사와 호텔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일본 여행사인 JTB는 15~17일 중국인의 일본 관광 예약이 전년 동기 대비 20% 줄었다고 밝혔다. 도쿄 중심에 있는 신주쿠 워싱턴호텔도 30여개의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예약이 취소됐다. 특히 중국 최대 명절인 추석(10월1~7일)을 앞두고 이 같은 악재가 생겨 일본 관광업계의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일본 기업들과 지방자치단체들도 25~30일 중국 쓰촨성 청두시에서 열리는 '중국서부국제박람회'에서 퇴출당했다. 당초 60개 이상의 일본 기업과 지방자치단체가 이번 박람회에 참여할 예정이었으나 박람회 조직위원회는 이들에게 "행사에서 철수하고 전시품을 치워달라"고 요청했다.
18일 사상 최대의 반일시위 이후 다시 공장을 돌리는가 싶던 중국 내 일본 기업들도 근로자의 파업이 장기화하고 있다. 광둥성 주하이에 있는 파나소닉 공장과 캐논 공장은 파업으로 일주일째 문을 닫았고 중산에 있는 카시오도 임시휴업을 마치고 공장을 돌리는가 싶더니 25일 파업이 시작되며 제품 생산을 중단했다.
한편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는 유엔 총회에서 영토 문제와 관련, '법의 지배'를 강조했다. 중국에 마땅히 대응할 카드가 없는 상황에서 자국 기업의 타격만 불어나자 영토 문제를 국제공론화해 새로운 탈출구를 모색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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