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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 손벌리는 유럽은행들

존슨앤존슨·화이자·푸조에<br>리포 시장서 되레 돈 빌려

유럽 재정위기로 '돈맥경화'에 시달리는 유럽 은행들이 급기야 현금이 풍부한 기업들에 손을 벌리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기업에 돈을 대출해야 할 은행들이 거꾸로 기업의 자금을 빌려 쓰면서 은행과 기업 간의 전통적 역할이 뒤집히고 있는 셈이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미국계 제약업체인 존슨앤존슨과 화이자, 프랑스 자동차 기업 푸조가 최근 단기자금시장인 리포 거래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리포 거래는 단기자금이 급한 당사자가 채권 및 증권 등의 자산을 매수자에게 맡기고 일정기간이 지난 후 할인된 가격에 되사는 조건으로 자금을 빌리는 거래다. 리포시장은 전통적으로 시중은행 간 혹은 시중은행과 중앙은행들 간의 주요 단기거래자금 창구였다.

하지만 유럽 은행들이 리스크에 대비해 서로 대출을 꺼리자 현금이 풍부한 블루칩 기업들이 리포시장에서 은행에 돈을 빌려주는 비중이 늘고 있다. 영국국제자본시장협회(lCMA)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레포시장에서 기업들이 참여한 거래비중은 22.3%에 달했다. 통상 레포시장의 기업참여 비중이 2~5%였던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치다.



반면 리포시장에서 유럽 은행 간 대출은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유럽 은행들이 유럽중앙은행(ECB)에서 빌린 자금을 다른 은행에 대출하기보다 도로 ECB에 예치해두고 있기 때문이다. 9일 ECB에 따르면 유럽 은행들이 ECB에 예치한 일일(오버나잇) 예금규모는 사상최대인 4,640억유로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은행 간 자금거래가 위축되면서 유럽 은행들이 리포시장에서 막대한 현금을 쌓아둔 기업들에 더욱 의존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무디스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유럽 기업들이 보유한 현금액수는 8,720억달러에 달했다.

유럽 최대 리포 거래기관인 유로클리어의 프랭크 레이스는 "과거 기업들이 이자수익을 노리고 무담보로 은행에 돈을 빌려준 반면 지금은 리포시장에서 은행들의 자산을 담보로 은행에 돈을 빌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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