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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취약층인 20대 유권자의 마음을 잡기 위한 적극적 행보에 나섰다.
반값등록금 등 정책부터 이들 세대와 직접 만나는 일까지 적극적인 태도다. 다만 당내에서는 불통논란과 역사관 등을 해소하지 않은 채 민생행보에 몰두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전국대학총학생회모임과 김상민 새누리당 의원 공동 주최로 열린 반값등록금 관련 토론회에 참석해 "대학 등록금 부담을 반드시 반으로 낮추겠다는 것을 확실하게 약속 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 지금 계획에는 학자금대출이자를 낮춰서 실질금리가 '제로 금리'가 되도록 하는 안을 갖고 있다"며 "그것 외에도 소득과 연계해 소득 하위 10% 저소득층은 무료로 하는 등의 여러 프로그램을 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재원마련 방안도 있다"고 덧붙였다.
박 후보는 나아가 "등록금 부담을 반으로 낮추는 데는 정부 재정과 정교한 정책이 필요하지만 대학에도 같이 동참해달라고 요구할 것"이라며 "회계투명성을 더 높이고 대학의 등록금심의위원회에 실질적 의견이 반영되도록 고쳐야 한다"고 밝혔다.
전국 각지의 총학생회장이 참여한 이날 행사에서 박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사랑하는 사람의 심장 무게는 두근두근 합해서 네 근인데 제 마음이 바로 그렇다"면서 부드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학생들의 질문이 이어지자 종이에 메모했고 인사말만 하려던 계획을 바꿔 50분가량 머물렀다.
학생들은 박 후보에게 쓴소리를 던졌다. 한 학생은 "박 후보가 (인사말만 하고) 토론회에 직접 참석하지 못해 유감"이라면서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게 아닌가 오해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박 후보는 "9월에 대학 방문을 예정하고 있다"면서 "제 진정성을 믿으시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그는 "반값등록금 실현이 새누리당의 당론이냐"는 한 학생의 질문에 "우리 당 당론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찬간담회에서 "지방대는 등록금보다 학교가 퇴출되는 게 더 걱정"이라면서 "세심하게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등록금을 낮추기 위해 세금이 늘어나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소개하며 "고등교육에 대한 재정이 0.6%인데 국내총생산(GDP) 대비 1% 올리면 고등교육기관에 충분하게 지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당내에서는 박 후보의 행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근본적인 해법에 못 미친다는 평가도 나온다. 당 지도부의 한 핵심 관계자는 "박 후보 측에 합류하려던 대학생들이 박 후보가 5ㆍ16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한 발언을 듣고 '이를 옹호할 수 없다'며 생각을 바꿨다"면서 "단순히 정책을 제시하고 젊은이를 만나는 일로는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역사관 논란에 후보 스스로 확실하게 입장을 선회하면 불통이나 시대정신에 벗어났다는 이미지를 한번에 해소할 수 있다"면서 "유권자가 원하면 이런 이벤트라도 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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