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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미국 통상공세 역발상으로 풀자


최근 시퀘스터 발동으로 미국 안팎이 어수선한 가운데 미 무역대표부(USTR)는 이달 1일 '2013년 통상정책의제(Trade Policy Agenda)'를 의회에 제출했다. 이 자료는 매년 3월 행정부가 한 해의 통상정책 방향을 의회에 보고하는 것으로서 미국 통상정책의 풍향계 역할을 한다.

미국 경기회복시 우리의 수출도 늘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발표한 연두교서에서 고용 증대를 위한 수출 촉진과 공정한 통상 환경 추진을 언급하며 유럽연합(EU)과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 협상을 개시하고 환태평양동반자협정(TPP)의 조속한 타결도 추진한다고 천명한 바 있다. 이번에 발표된 통상정책의제는 연두교서의 내용을 구체화하고 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우선 미국이 고용 증대를 위해 적극적으로 수출 촉진에 나설 것이라는 점이다. 오바마 정부는 집권 1기인 2010년부터 '국가수출구상(NEIㆍNational Economy Initiative)'을 추진해왔고 그 결과 2009년 대비 2012년 수출이 46.3% 증가했고 100만개 이상 고용 창출 효과를 거뒀다고 자평하고 있다. 집권 2기에서도 NEI를 강력히 추진해 2014년까지 수출을 두 배로 늘리고 일자리는 200만개 더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대외적으로는 TTIPㆍTPP 등 자유무역협정(FTA)을 적극 추진하고 세계무역기구(WTO)하에서의 복수국간서비스협정(ISA) 체결과 정보기술협정(ITA) 대상 품목 확대에 나서는 한편 국내에서는 중소기업 수출 지원, 투자 유치 강화에 힘쓰겠다고 한다.



두 번째로는 공정무역을 확고히 하겠다는 방침이다. WTO, 한미 FTA 등 이미 체결하고 있는 무역협정이 성실히 준수되고 있는지 주의 깊게 감시하고 지식재산권 침해, 보조금 위반 등에 엄정히 대응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른바 공정무역은 무역 상대국의 불공정 무역 행위를 시정함으로써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나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공정무역을 추구할 경우 상대국 입장에서는 보호무역을 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이를 보는 우리 입장에서는 걱정이 앞서게 된다. 한미 FTA 발효 후 지난달까지 약 1년간 우리 기업들은 어려운 미국 경기에도 불구하고 수출을 늘려온 데 반해 미국 기업들은 그렇지 못했다. 같은 기간 우리의 대미 무역 흑자는 160억달러에 달했는데 미국으로서는 불만을 갖고 공세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거기에 더해 미국이 공정무역을 내세우며 국내 산업 보호에 나선다면 또 다른 부담이 될 것이다. 그러나 희망 섞인 기대도 해볼 수 있다. 적극적 통상정책 추진이 고용 증대를 목표로 한 것인 만큼 미국의 경제 회복이 가속화될수록 대미 수출 경기 전망도 밝아지기 때문이다.

FTA 적극 활용 협력관계 강화해야

한미 FTA는 우리 기업의 수출 확대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분야별 협의 채널이 늘어나 양국이 충분한 대화를 가질 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다. 즉 FTA를 통상 압력의 공세를 막는 방패이자 우리의 수출 확대에 있어 창으로 활용할 수 있다. 우리 속담에 '걱정이 반찬이면 상다리가 부러진다'는 말이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걱정으로 머리띠 둘러매기가 아니라 머리를 싸매고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역발상 지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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