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혼게이자이신문은 12일 일본 정부와 여당이 조기 총선으로 인한 한달간의 정치공백을 메우고 경제를 되살리기 위한 일정을 일찌감치 조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주요 매체들의 조사에 따르면 자민당은 이번 선거에서 단독 300석 이상 확보, 공명당과 합치면 의석의 3분의2인 317석 이상을 차지할 것이 거의 확실시된다. 선거 승리가 확실해지면서 아베 정권의 시선은 선거 후 경제운용으로 넘어간 상태다.
보도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당장 다음주 초 연립여당을 구성하는 공명당 대표와 회동해 향후 정권운영 방침을 협의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양당은 엔저대책과 소비세율 인상 부담을 상쇄하기 위한 생활필수품 경감세율 도입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6일에는 노사정회의를 열어 재계에 근로자 임금과 함께 중소 하청업체에 대한 거래가격을 올려줄 것을 요청할 방침이다. 선거 열흘 뒤인 24일부터 26일까지는 총리 지명을 위한 특별국회를 소집해 3차 내각 발족을 서두를 계획이다. 26일에는 개인소비 진작을 위한 경제대책 각의 결정도 추진한다.
이처럼 아베 정권이 선거 후 경기대책 마련을 서두르는 것은 부진한 경제를 다시 성장궤도에 올려놓고 재정도 재건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장기집권을 노리는 아베 총리 입장에서는 정권출범 후 지지율을 떠받치는 동력이 됐던 경제성장 없이는 앞으로 안정적인 정권기반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위기의식을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아베노믹스와 그에 따른 엔저의 혜택이 일부 수출 대기업과 대도시에 국한되면서 중소기업 및 지역경제와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선거 후 아베 정권의 지지율을 되찾기 위해 아베노믹스에서 소외됐던 서민층을 공략하는 데 한층 더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도 11일(현지시간) 아베노믹스 아래서 번영을 누리는 것은 다국적 대기업들뿐 중소 내수기업들은 엔저에 따른 고통이 날로 심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WSJ는 그럼에도 선거에서 여당으로 표가 몰리는 것은 아베 정권과 아베노믹스에 대한 지지도가 높아서라기보다 국민들이 안정적 경제 흐름을 위해 정치안정을 원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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