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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오른 브레턴우즈 3.0시대] <중> 중국 금융패권 미래는

AIIB… 일대일로… 거침없는 中, 亞 넘어 세계경제 주도권 노린다


NDB·SCO 등 거점·線전략으로 亞·개도국 공략

유럽·러 끌어들여 美 간섭없는 시스템 확보 목표

경제 통해 정치적 목적 달성 '이경촉정' 가속 전망


지난 2월 신장 위구르 아라산커우 국제 화물터미널은 영하 25도의 매서운 추위에도 무역상들로 붐볐다. 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는 물론 유럽 무역상들은 마오쩌둥의 초상화가 그려진 붉은 위안화를 주고받았다. 중국이 꿈꾸는 일대일로(一帶一路·21세기 신실크로드)와 금융패권 장악은 중국 내륙 깊숙한 곳에서 이미 시작됐다.

28일 시진핑 중국 주석은 보아오포럼 기조연설에서 2020년까지 동아시아경제공동체를 건설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그동안 추상적이었던 시 주석의 신경제구상이 목표와 시간표를 확보했다. 시 주석의 동아시아경제공동체 목표는 중국의 글로벌 전략과 궤를 같이한다는 점에서 주목 받고 있다. 새로운 발전 모델에 맞춰 아시아는 물론 남쪽으로는 동남아시아, 서쪽으로는 유럽으로까지 경제영토를 확장해나가겠다는 것이다. 물론 그 중심에는 중국이 있다. 주민 국제통화기금(IMF) 부총재는 "중국은 이제 전 세계를 시야에 두고 자원을 배치할 것"이라며 "미국 중심의 패권은 역사의 뒤로 물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거침 없이 확대되는 중국 경제영토=리커창 중국 총리는 5일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 정부업무보고에서 '개방의 개혁'이라는 화두를 던졌다. 덩샤오핑 이후 35년간 이어진 개방이 새로운 물길을 잡아야 한다는 얘기다. 시진핑 정부에 '개방의 개혁'은 중국이 뉴노멀로 요동치고 있는 글로벌 경제 중심에 자리 잡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왕위자 중국기업연구소 이사장은 "신창타이(新常態·뉴노멀) 시대 중국 경제정책의 핵심은 비정상의 정상화를 통한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의 확보"라며 "글로벌 경제구도에서도 미국에 집중된 비정상적인 구조를 중국과 개발도상국 등도 참여할 수 있는 구조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목표는 분명하다. 아시아에서 경제 주도권을 쥐고 이를 기반으로 남미와 아프리카로 확대하는 것은 물론 크게는 유럽·러시아 등 구 경제권을 끌어들이겠다는 의도다. 이 때문에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은 중국 중심의 아시아 경제·금융 공동체의 출발점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아시아 지역의 인프라 투자 재원을 확보하는 동시에 미국의 간섭을 받지 않는 국제금융 시스템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중국의 숨은 의도도 담겨 있다. 중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과잉생산이라는 내부모순을 외부로 돌리기 위해서는 적절한 투자처가 필요하고 이러한 투자를 일대일로라는 중국의 성장모델과 결합시킬 계획이다.



◇아시아·브릭스·개도국의 삼두마차=중국의 경제 주도권 장악은 거점과 선(線) 전략이 병행된다. AIIB와 일대일로, 400억달러 규모의 실크로드펀드로 아시아 지역 투자에 거점을 만든 후 중앙아시아·동유럽을 거쳐 유럽으로 투자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다른 거점인 남미에서는 500억달러로 시작하는 신개발은행(NDB·브릭스개발은행)이 주도적 역할을 한다. 상하이협력기구(SCO)기금도 러시아와 아프리카 등 미국과 일본 주도의 국제금융기구에서 소외된 국가들을 끌어안는 정치·경제연합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국제금융시스템 개혁과 다양한 경제공동체 구성은 미국을 비롯한 기존 기득권 국가들에는 위협이고 도전이다. 중국은 이에 대해 "중국은 독주곡이 아닌 교향곡을 연주할 것"이라며 미국의 경계심을 누그러뜨리려 한다.

하지만 일대일로 프로젝트만으로도 중국을 중심축으로 한 주변국 40개국의 연합 경제 프로젝트인 만큼 중국의 목소리는 커질 수밖에 없다. 장옌성 국가발전개혁위원회 학술비서장은 보아오포럼에서 "중국은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이후 35년간 축적된 힘을 기반으로 이제 세계로 뻗어 나갈 것"이라며 글로벌 경제패권 장악의 속내를 그대로 드러냈다.

◇금융패권 도전은 1단계일 뿐=단기적으로는 AIIB를 통한 중국의 금융패권 도전은 아시아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미국의 아시아 회귀정책(pivot to Asia)으로 코너에 몰렸던 중국의 반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반격의 주 무기는 역시 전통적인 중국의 국제관계 정책기조인 이경촉정(以經促政·경제적 접근으로 정치적 목적을 달성한다)이다. AIIB로 미국의 포위망을 뚫은 후 NDB와 SCO기금을 통해 중국이 원하는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시 주석이 말한 아시아신경제공동체도 결국은 정치적 의도가 담겨 있다. 탐욕스러운 차이나머니라는 오명을 벗고 AIIB 등 새로운 국제금융기구를 통한 저개발국 지원을 바탕으로 주변국의 관계를 강화해 미국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겠다는 목적이다.

◇일대일로(一帶一路)=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013년 경제정책5개년계획의 일환으로 발표한 육·해상 '신실크로드' 정책. 중국 서북지역에서 시작해 중앙아시아·동유럽·유라시아를 잇는 육상 무역로(일대)와 동남부 연해 지역에서 동남아시아와 인도양, 아프리카를 관통하는 해상 무역로(일로)를 구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중국은 일대일로를 통해 내수를 살리는 한편 신흥국 등과의 경제협력을 확대하고 경제 성장에 필요한 자원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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