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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230만대 생산체제… 대도시 이어 서부내륙도 잡는다

■ 현대차 중국 4공장 사실상 충칭 확정

中 서부대개발 정책따라 車수요 급증 예고

MK 건설현장 방문 "품질향상 최선다하라"

정몽구(가운데) 현대차그룹 회장이 26일 중국 쓰촨성 쯔양시의 쓰촨현대를 방문해 웨이홍(왼쪽) 쓰촨성장, 리자(오른쪽) 쯔양시 서기 등과 함께 막바지 공사 중인 공장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가 중국 4공장 입지로 충칭으로 결정한 것은 중국 내륙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겠다는 의미를 지닌다. 기존 중국 대도시뿐만 아니라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서부 내륙시장도 잡아 중국 전체에서 현대차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가 계획하는 충칭 4공장은 연산 30만대 규모. 현재 베이징 1·2·3공장을 통해 연산 105만대 규모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올 상반기 완공하는 쓰촨현대 상용차(트럭·버스) 공장(16만대)과 이번에 입지를 확정한 충칭 4공장을 더하면 2016년 이후 연산 151만대 체제를 갖추게 된다. 여기에 기아차 중국 합작법인인 둥펑위에다(東風悅達)기아의 옌청(鹽城) 1·2·3공장(연산 74만대)까지 더하면 현대·기아차는 중국에 연 230만대 생산 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중국은 2016년 승용차 연간 수요가 2006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 시기까지 폭스바겐과 GM은 각각 423만대와 380만대 생산능력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현대·기아차 역시 10%대 시장점유율을 지키면서 이들과 선두경쟁을 벌이기 위해서는 증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중국 서부내륙 지역은 중국 정부가 미래를 걸고 개발하는 곳이어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충칭시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2.3%로 중국 전체 성장률 7.7%를 크게 웃돈다. 또한 서부는 새로 개발되는 곳이어서 자동차 수요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반면 베이징·상하이 등 기존 대도시는 자동차 신규 등록 제한 조치로 차 수요가 정체된 상태다.

서부내륙에 공장을 짓는 것은 정치적인 의미도 크다. 중국 정부는 도농 간의 격차를 줄이고 국가 경제의 중심을 수출에서 내수로 돌리기 위해 서부대개발에 올인하고 있다. 서부내륙에 대한 투자는 곧 중국 정부 정책에 부응한다는 의미다. 이곳에서 자동차기업의 대표가 된다면 그야말로 실리와 명분을 모두 잡을 수 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중국 시장에서 171만대(+8.4%)를 판매해 누적 판매 대수 1,00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2002년 12월 중국 진출 이후 12년 만이다. 누적 판매대수로 1,000만대를 넘기는 것은 한국·미국 시장에 이어 중국이 세 번째다. 충칭 4공장이 완공되면 판매 규모를 더욱 늘릴 수 있다.



이번 공장 입지선정과 관련해 중국 내륙 주요도시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기아차가 해외에 공장을 지을 때 국내 부품 협력업체와 동반진출하는 고유의 방식 때문이다. 이는 다른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방식으로 중국 지자체로선 투자· 세수·고용효과 면에서 현대·기아차를 환영할 수밖에 없다.

이번 결정에는 또 쑨정차이 충칭시 당서기에 대한 정치적 배려도 작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27일 만나 전략합작기본협의서에 서명하는 쑨 서기는 차세대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거물이다. 쑨 서기는 2002년 현대차가 베이징에 진출할 때 해당 지역을 관할하기도 했다.

한편 정 회장은 26일 아침 일찍 출국해 쓰촨성 쯔양시의 쓰촨현대 상용차 신공장 건설 현장을 가장 먼저 들렀다. 정 회장은 이곳에서 "서부대개발에 따라 상용차 시장이 커지고 있다"면서 "품질 높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정 회장은 27일 충칭을 거쳐 28일에는 최근 완공된 장쑤성 옌청의 기아차 3공장을 찾는 강행군을 펼친다. 정 회장은 출국에 앞서 김포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되는지, 제품 품질은 안정적인지 점검하고 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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