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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공사장… '굉음의 강북 vs 조용한 강남'

지질 차이로 터널 굴착방법 달라 우이~신설 암반 많아 발파 공사<br>9호선 연장 구간은 지반 약해 소음 작은 첨단 실드공법 도입



아침부터 '쿵' 요란한 진동 원인 찾으니… 황당
지하철 공사장… '굉음의 강북 vs 조용한 강남'지질 차이로 터널 굴착방법 달라 우이~신설 암반 많아 발파 공사9호선 연장 구간은 지반 약해 소음 작은 첨단 실드공법 도입

임진혁기자 liberal@sed.co.kr

























서울시 성북구 정릉동에 살고 있는 A씨는 지난달 말 아침 '쿵' 소리와 함께 요란한 진동을 느끼고 잠에서 깼다. 임신 중인 아내와 나이 든 어머니 역시 깜짝 놀라기는 마찬가지. 소리의 원인을 찾던 A씨는 최근 우이~신설 경전철 공사가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시행사 '우이트랜스'에 문의해 답을 얻었다. 우이트랜스는 "정릉동 지하 터널 구간의 암반을 깎기 위해 오전8시 전후와 오후3시30분~6시 사이 발파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서울시 송파구 석촌동 주변도 지하철 9호선 연장구간을 뚫기 위한 작업이 한창이었다. 이곳에 사는 주민들은 A씨 가족과는 달리 진동이나 폭파음을 느낄 수 없었다. 도심 지역에 첫 시도되는 '실드 공법'으로 터널을 뚫고 있기 때문. 원통 모양으로 생긴 다이아몬드 칼날을 회전시켜 굴을 파 들어가는 이 방법은 무진동ㆍ무소음 최첨단 터널공법으로 알려졌다.

같은 시기에 이뤄지는 두 곳의 지하철 공사가 한쪽은 시끄러운 발파 방식으로, 반대쪽은 조용한 실드 공법으로 진행되는 이유는 뭘까. 서울시에 따르면 지하철 터널 굴착 방법을 결정짓는 가장 큰 변수는 지질, 즉 땅속의 환경이다. 커다란 암반이 얼마나 많이 있는지 연약한 지반이 얼마나 오랜 기간 지속되는지에 따라 발파와 실드 가운데 무엇이 더 적합한지 판가름 난다.

실드 방식은 두더지가 땅을 파고 들어가는 모습이다. 실드 기계는 앞으로만 갈 수 있다. 진행 방향에 딱딱한 암반이 있으면 더 이상 파고 들어가기 힘들어 이 공정을 멈추거나 방향을 틀어야 한다. 김배식 시 도시철도설계과장은 "토질이 연약한 구간이 2㎞ 이상 이어질 때 한 번의 실드 기계를 투입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며 "9호선 연장구간인 잠실사거리~올림픽공원 3.35㎞ 구간에 실드가 적용된 이유"라고 말했다.



연약 구간에 발파 방식을 적용하면 터널을 뚫을 때마다 무너지지 않기 위한 보강공사를 해야 하므로 발파가 실드보다 더 많은 돈이 들어간다는 설명이다.

반면 우이~신설 경전철이 만들어지는 구간은 북한산 자락이라 암반층이 많이 섞여 있어 발파 방식이 더 유리하다. 한동근 시 경전철계획과장은 "발파는 어쩔 수 없이 소음을 동반하므로 민원이 나오지만 이 구간은 암이 단단해 실드로 깎는 데 한계가 있다"며 "일부 구간은 실드가 유리할 수 있지만 금세 암반지대를 만나면 공법을 자주 바꿔야 하므로 발파가 더 경제적이라는 결론이 났다"고 전했다.

발파와 실드 방식 가운데 어느 쪽이 더 비싸다는 단순 비교는 어렵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시에 따르면 실드 공법 3.35㎞가 적용된 9호선 3단계 구간 9.14㎞(정거장 8개)에 들어가는 돈은 1조1,229억원, 실드 공법 없이 진행 중인 7호선 연장구간 10.2㎞(정거장 9개)에는 1조1,825억원이 들어가 확연한 차이가 나지 않는다. 도시철도보다 객차의 크기와 길이가 작은 우이~신설 경전철 11.4㎞(정거장 13개)에는 9.229억원이 들어간다.

김 과장은 "지금까지는 발파 방식만을 사용해왔지만 도심지역 실드 방식을 첫 적용한 만큼 앞으로 새로 뚫는 지하철 구간은 지질에 따라 적합한 공법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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