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쩌민(사진) 전 중국 국가주석이 정계에서 공식 은퇴한 지 10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20일 양슝 상하이 상무부시장이 상하이 부서기에 임명됐다고 발표했고 상하이시 공식 사이트는 양슝이 이미 상하이 시 정부 당조직서기에 임명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성도일보는 양슝이 차기 시장이 될 것임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홍콩 명보 등도 21일 상하이 시장에 양슝이 내정됐고 이는 장 전 주석의 영향력이 재연됐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올해 59세인 양슝은 저장성 항저우 출신이지만 주로 상하이에서 정치경력을 쌓아왔다. 그는 상하이경제연구센터 부처장과 상하이시 계획위원회 부주임 등을 역임했고 2008년 1월 상무부시장이 됐다. 특히 1994년 상하이 국유자산위원회 산하 '상하이연화투자유한공사'에서 총경리를 지내며 장 전 주석이 좌장인 상하이방 인맥으로 분류돼왔다. 이 회사는 장 전 주석의 아들 장?x헝이 대표로 있던 곳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슝은 올 5월 시 당대회에서 상무위원 당선에 실패하면서 2선으로 후퇴할 것이라는 설이 나돌았다. 그러던 그가 7개월 만에 상하이 시장으로 복귀한 것은 장쩌민이 그를 배후에서 강력하게 밀었기 때문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올해 86세로 중국 정계의 상왕인 장 전 주석은 최근 미국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발표한 '올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순위에서 당당히 62위에 올랐다. 반면 내년 3월 시진핑 공산당 총서기에게 국가주석직을 물려주는 후진타오 현 주석은 아예 순위에도 오르지 못해 대조를 이뤘다.
상하이시는 지난달 21일 한정 시장이 당서기로 임명되면서 시장을 겸임하고 있었다. 광둥 등지에서는 통상 외지에서 온 인물이 지도자로 임명됐지만 상하이는 현지 출신이 지도자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2006년 천량위 서기가 부패사건으로 낙마한 이후 시진핑과 위정성 등 외지 출신이 책임자를 맡아오다 이번에 한정과 양슝 체제가 들어서면서 6년 만에 '상하이인이 상하이를 다스리는'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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