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에 따르면 한 유럽위원회 고위임원은 "과거 스페인은 전면 구제금융을 망설였지만 현재는 구제금융을 신청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고 3명의 다른 유로존(유로화사용 17개국) 고위임원도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한 유로존 고위임원은 스페인이 이번주 말 구제금융을 신청하고 오는 8일(현지시간) 룩셈부르크에서 열리는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서 의제로 다뤄지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또한 유로존은 스페인 구제금융 방안으로 유로안정화기구(ESM) 등 유로구제기금이 스페인 채권발행시장에 직접 개입해 국채를 사고 유럽중앙은행(ECB)은 2차 시장인 유통시장에서 국채를 매입하는 '쌍끌이 지원'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소식통들은 독일 정부가 자국 의회의 거부감 때문에 '좀 더 기다리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주말 구제금융 신청안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독일 의회가 지난 7월 스페인 은행 구제를 승인한 마당에 또다시 스페인 전면구제까지 다루도록 요청하는 것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한 소식통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위기국 추가 구제 승인을 독일 의회 쪽에 요청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고 전했다. 결국 주말께 스페인이 전면 구제금융을 신청할지 여부는 스페인 정부와 독일 간 의견조율 결과에 따라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 정부는 독일을 설득하지 못할 경우 18~1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전까지라도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차선책을 고려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EU 정상회의에서 스페인 안건이 다뤄지는 것을 염두에 둔 일이지만 이 역시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스페인에 하루라도 빨리 결단을 내리라고 압박하고 있어 녹록하지 않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한편 전세계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았던 스페인 은행권 부실규모는 예상치인 1,000억유로의 절반 수준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28일 스페인 중앙은행은 14개 은행의 자본금 부족액이 537억유로라고 밝혔다. 하지만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1일 보고서에서 스페인 은행들의 자본금이 최대 1,050억유로에 달한다며 스페인 정부의 추정이 예상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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