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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 韓銀총재 일문일답

박승 韓銀총재 일문일답 국제통화기금(IMF)및 세계은행(WB) 연차 총회에 참석중인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2일(현지시간) 워싱턴 특파원단과 만나 간담회를 갖고 한국 경제의 현실과 전망 등에 대해 밝혔다. 다음은 일문 일답. -- 외국 경제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를 어떻게 보던가. ▲ 올해 한국 경제는 밝다고 어둡다고도 할 수 없다. 씨티그룹의 스탠리 피셔 부회장이 한국이 일본 처럼 성장률이 떨어지는게 아니냐고 묻던데, 일본과 독일의 경우 1970년대초 초기 경제성장 단계에서 일본이 연평균 9.7%, 독일이 6.1%의 성장률을 보이다 그뒤 성장구조 전환기를 맞아 각각 3.7%, 2%로 크게 낮아졌다. 한국은 중장기적으로 4~5% 성장률을 보일 것이며 이는 일본, 독일 보다 한 단계 높은 것이다. 한국경제는 현재 명암이 엇갈려 있다. 기업은 밝다. 작년, 올해 사상 최고의 기업이익을 내고 있다. 반면, 가계는 어둡고 소득이 침체되고, 실업 등으로 소비 불안을 겪고 있다. 어느 의미에선 양극화 현상이다. 가계 소득 감소와 실업으로 강요된 소비 내핍을 겪고 있으나 과거 저축이 수출로 전환되고 외환 축적으로 나라의 부를 이뤘듯이, 외환보유고가 1700억 달러에 이른 지금은 어떻게 보면 국민이 허리띠를 졸라 매고 나라의 부를 축적하는 과정으로 해석할 수 있다. -- 카드채 등으로 가계 소비가 위축되는 등 체감 경기가 안좋은데. ▲카드채는 수습 국면에 있다. 2002년 당시 지난 3년간 3배나 급증한 것을 매년 30~40%씩 강도 높게 줄여 현재는 거의 정상 수준이며 내년 부터는 카드사가 흑자로 전환할 것이다. 과거 정부가 잘못한 점도 있지만 선진국들의 경우 카드채가 폭증해서 수습하는데 10년 걸렸는데 우리는 3~4년만에 그 경험을 했다. -- 한국 경제의 단기적 문제는. ▲ 단기적 문제 보다는 먼저 근본적인 문제를 생각해야 한다. 그것은 압축적 고도성장과정에서 물질적으로는 선진화 됐으나 정신적으로는 후진적인 상태가 병존한다는 것이다. 공동체 의식도 없고, 나만 잘 살면 되고 합리적 사고가 부족한 것이 후진적인 것이다. 교육세를 내고 유산을 대학에 바쳐 함께 잘 가르칠 생각은 안하고 내자식 잘 가르치려고 수백만원의 과외비를 쓰는데는 아까워하지 않고 있다. 경제는 선진인데 정치는 후진인 것이 결합된 것이 한국의 현실이다. 이와 함께 고임금, 후진적 노사관계속에서 중국 인도라는 거대한 저임금 경제를 맞아 한국 경제의 경쟁력 상실, 즉, 투자 경쟁력 상실이라는 문제에 부딪힌 것이다. 기술집약적 산업이 5%의 성장을 이룬 반면, 민생과 관련된 중소기업들은 경쟁력을 상실했다. 자동차, 철강, 화학, 조선, 기계 등 기간산업이 국내 투자를 기피하고 해외투자로 나가는 현상이 단기적인 문제점이긴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한 단계 올라서는 것을 촉진하는 계기라는 점에서 바람직할 수도 있다. 중국이 따라올 수 없는 기술 집약적 산업, 서비스 산업 위주로 가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제는 노동집약적 성장엔진을 기술 집약적 성장엔진으로 바꿔야 하면 그런 변화가 빨리 진행되고 있다. 새로운 엔진이 완성될 때 까지는 10년이 걸릴지도 모른다. 10년 뒤에는 놀라울 만큼 달라질 것이다. 아웃소싱도 근시안적으로 보면 고통이지만 노동자를 재훈련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 정부가 내년 잠재 경제률을 5%로 봤던데, 전망은. ▲ 잠재 성장률 5%는 현 단계에서 적절하다고 본다. 내년 경제 성장률이 올해 보다 내려갈 가능성이 있어서 금리를 내렸는데, 앞으로 어떨지 두고 봐야겠다. 올해 수출이 성장을 이끌었다면 내년은 수출 증가율은 내려가는 대신 민간 소비 경제가 성장을 이끌 것이다. -- 콜금리의 추가 인하 할 가능성은. ▲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논의해 봐야 한다. -- 화폐 개혁 문제는. ▲ 한은은 2년전 부터 연구했는데, 대부분 연구 결과를 잘 몰라 부정적인 걱정들을 하는거 같다. 시행 여부는 정부가 결정해야 하고 정부의 공론화 유보 결정을 존중한다. -- 중국이 변동 환율제로 바꾼다는데. 그에 대한 대비는. ▲ 추이를 지켜봐야 안다. 아직은 불확실하다. 세계 외환시장은 경직돼 있는 것 보다는 유동화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으며 나도 그런 생각이다. 중국의 환율이 절상되면 우리가 자동적으로 절하되니까 우리 수출에 플러스가 될 것이나, 반대로 중국이 수출이 줄면 경제가 나빠져 우리 경제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도 있다. -- 고유가가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은. ▲ 다른 나라 보다도 더 타격이 클 것이다. 재작년 두바이산 석유가 배럴당 22달러 선이었는데 내년중 그 때로 되돌아 갈 것이냐 아니면 다시 또 오르느냐 불확실하다. --기업인들이 기업 수익과는 상관없이 현 정권과 '코드'가 안맞아 투자 의욕이 상실되는 등 사기가 저하됐다는 주장이 있는데. ▲ 기업들이 수익을 내고도 여러가지 욕구가 있다는 것은 그만큼 성장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뜻이다. 앞으로 문제는 기업들의 이익을 국내에 투자하도록 하는 것이 경기 타개책의 핵심적 과제가 될 것이다. 기업들이 볼 때 중국, 인도와 비교해 볼 때 한국이 투자 경쟁력이 없다. 투자 경쟁력을 키우려면 노사관계, 교육, 의식 구조, 개방에 대한 저항 등 여러 분야에서 변화가 있어야 하며 비용은 낮추고 효율을 높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 하루 아침에 안된다. /연합 입력시간 : 2004-10-03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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