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부품 포장 기술사 첫 탄생

"전자부품은 품질만 좋으면 되고 포장은 중요하지 않다고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국내 최대 전자부품회사인 삼성전기(사장 박종우)가 최근 포장 분야에서 고도의 지식과 실무 경험을 가진 전문가인 포장기술사를 배출해 화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전자제품과 식음료, 의약품 등 포장이 일반화된 분야가 아닌 전자부품 부문에서 포장기술사가 탄생한 것은 국내 처음으로, 주인공은 삼성전기 권성희(38.여) 책임이다. 국가공인 자격증인 포장기술사는 기본 제품 포장은 물론 포장 설계와 포장재 개발, 포장 표준화 등을 도맡는다. 권성희 책임은 여상을 졸업하고 대구의 한 회사에 경리직으로 취업한 후 공부를 더 하고 싶어 퇴사했다. 권 책임은 "전공 선택을 위한 학과 설명회에서 산업포장을 처음 접하고 나서 너무나 매력적이라고 생각해 새로 생긴 경북과학대 포장학과에 입학했다"고 소개했다. 지난 1995년 삼성전기에 입사해 포장 개발 업무를 담당하다 자기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자 포장기술사 자격증을 따기로 하고 2008년부터 하루 4시간씩 준비해 올해 최종 관문을 결국 통과했다. 권 책임은 "전자부품에서 포장은 영업과 생산, 품질, 물류, 판매량 등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라며 "일반적으로 포장은 제품을 예쁘게 꾸민다는 디자인의 의미가 있지만 전자부품에서는 제품의 품질을 보존하고 물류를 쉽게 해주는, 말 그대로 '패키징'의 기능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정전기에 약한 제품이 포장재 정전기 때문에 불량이 생길 수 있고 골판지 포장에서 생긴 먼지가 TV 등 완제품의 생산라인을 멈추게 하고 운송 과정에서 포장재가 손상돼 제품에 직접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항공기와 선박 등 물류 방법을 고려한 다양한 포장 설계를 통해 물류비용을 대폭 줄이기도 하고 포장재를 단일화해 폐기 비용을 덜기도 한다는 게 권 책임의 설명이다. 권 책임은 마지막으로 "이론과 실무 경험을 토대로 재활용할 수 있는 친환경 포장재를 설계하고, 포장재가 제품의 가치를 높여주는 '품위 포장' 기술사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