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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CEO급여 깎아라" 여론확산
입력2003-05-05 00:00:00
수정
2003.05.05 00:00:00
김창익 기자
미국 기업들의 연례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지급되는 과도한 연봉, 스톡옵션 등 급여 문제가 첨예한 쟁점이 되고 있다.
영국의 경제전문 파이낸셜타임스(FT)의 5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잇따른 기업 회계 스캔들 이후 미 기업의 주주들은 그 어느 때보다 CEO들에게 지급되는 과도한 보상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에 따라 회계감시기구가 CEO에게 지급되는 스톡옵션에 대한 비용 처리를 요구하는 등 CEO 연봉 삭감에 대한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실제 미 투자자책임연구센터(IRRC)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기업들에게 제출된 주주총회 결의안 내용 가운데 약 30% 가량이 CEO 보상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CEO 급여에 대한 비판에 앞장서온 버크셔 헤서웨이의 워렌 버핏 회장은 “과거 5년간 CEO들에게 지급된 과도한 급여 규모가 그전 100년간 지급된 액수보다도 훨씬 많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업체별로 보면 최근 애플 컴퓨터의 주총에서는 실리콘 밸리 대다수의 기업들의 반대에도 불구, CEO에게 지급되는 스톡옵션을 비용처리키로 결의했다. 지난해 컴팩을 합병한 휴렛팩커드 주총에서도 합병 후 월드컴으로 자리를 옮긴 전 컴팩 CEO 마이클 카펠라스에게 지급된 1,440만달러가 과도한 보상이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으며, 이에 대한 근거 자료를 회사측에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일부 CEO들은 주주들의 요구에 앞서 자진해서 연봉 삭감을 회사측에 요구하고 나서는 경우도 속속 생기고 있으며, 이 같은 움직임은 특히 이라크전으로 최악의 경영난에 빠진 항공업계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일례로 파산 위기에 몰린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의 글렌 틸튼 회장은 지난해 12월 11%의 연봉 삭감을 자진 요구한 데 이어 최근 또다시 14%의 추가 삭감을 요구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CEO에 대한 급여 문제를 다루는 업체들의 보상 위원회가 대부분 같은 혜택을 받고 있는 다른 기업의 이사들로 구성돼 있는 점 등의 구조적인 문제를 지목하면서 CEO 보상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창익기자 windo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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