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내수주 '환율 햇볕'드나

국제 원자재가격이 속락세를 유지하고 환율도 50개월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받던 중소형 내수 소비주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특히 원자재 비중이 높은 음식료와 제약 업종은 기관 투자자들의 매수 강도가 높아지면서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고공행진을 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유가의 하락 기조와 원화강세가 지속되고 4ㆍ4분기 실적 역시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중소형 내수주의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소형 내수 소비주 신고가 속출=최근 중소형 내수주들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일동제약은 지난 4일 1만2,950원으로 신고가를 경신한 데 이어 5일에도 600원이 올라 다시 한번 기록을 갈아치웠고, 지난 1일 신고가로 올라섰던 중외제약 역시 5일 장중 한때 또다시 기록을 경신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음식료업종 역시 마찬가지. 지난 2일 2만8,750원으로 신고가를 이뤄냈던 삼양사는 5일 2만9,000원대를 넘어서며 이전의 주가를 무색케 했고 빙그레도 2만7,400원으로 장을 마감하면서 이틀만에 기록을 다시 썼다. 특히 샘표식품의 경우 5일 상한가를 기록하며 중소형 음식료주 상승의 선봉에 섰다. ◇원화강세ㆍ원자재가격 안정 등 해외 호재 겹쳐=이처럼 중소형 내수소비주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무엇보다 원화가 강세인데다 국제 원자재가격이 하락하면서 원가 부담이 크게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음식료 산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국제 곡물가는 옥수수와 대두가 지난 9월에 비해 각각 3.1%와 7.6% 떨어지는 등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재고량도 갈수록 높아져 내년말 재고량은 올해보다 2.6%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국제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할 만한 우려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환율 역시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원ㆍ달러 환율의 경우 지난해 말 1,198원이던 것이 지난 5일에는 1,110.6원까지 떨어져 8%나 하락했다. 더욱이 당분간 환율 하락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향후 전망을 더욱 밝게 하고 있다. ◇실적호전 기대 확산 “주가에 긍정적 영향”=전문가들은 이러한 대외적인 환경이 곧 중소형 내수주의 실적호전으로 연결된다며 주가의 추가적인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업황이 빠르면 4ㆍ4분기나 내년 상반기부터 회복돼 수익성 개선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차재현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국제 원자재가격이 지난 8월 이후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수익성 개선이 빠르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한다”며 “환율도 중장기적으로 상승기조일 수 밖에 없어 관련 업종의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박종렬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도 “정보기술(IT) 및 수출 관련주에 비해 상대적인 투자메리트가 있는 음식료업종을 매수 후 보유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김종국 SK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기관들이 최근 실적 호전 내수우량주에 매수를 집중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수익성 대비 저평가로 인식되고 있는 동아제약ㆍ중외제약의 매수세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