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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보완 요구되는 기금개편안

[사설] 보완 요구되는 기금개편안 ‘칸막이식’ 재정운용으로 효율성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각종 기금에 대한 민간평가단의 첫 평가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개정된 기금관리기본법에서 처음으로 도입돼 3년마다 실시되는 ‘기금존치 평가결과’에 따르면 모두 57개의 정부기금 가운데 8개를 폐지하고 2개는 민간으로 전환하며 11개는 3개로 통폐합해 총 39개로 축소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과거 정부 부처에서 재원 마련을 위해 무차별하게 신설해 지난 93년 114개에 이르던 정부기금은 현재 그 숫자가 절반으로 줄어들기는 했으나 아직도 일반회계 예산의 두 배가 훨씬 넘는 285조원이라는 막대한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기금운용평가단이 지적했듯이 일부 기금은 재원을 일반회계에 지나치게 의존해 별도의 기금으로 존립시킬 이유가 의문스러울 정도다. 또한 디지털방송사업에서 보듯 정보화촉진기금ㆍ문화산업진흥기금ㆍ방송발전기금 등 여러 기금이 동시에 지원하는 등 자원낭비의 측면도 없지 않았다. 공공목적의 사회보험이면서도 그동안 건강보험공단에서 관리해온 건강보험 역시 보험료나 보험수가 등을 국회에서 심의 받을 수 있도록 건강보험기금으로 신설되면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여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개선책으로 여겨진다. 우리나라의 예산회계구조는 조세제도 만큼이나 난마처럼 얽혀있는 게 사실이다. 특히 과거 정권들이 선거를 앞두고 재정투융자특별회계다 지방양여금이다 해서 실효성이 떨어지는 선심성 제도를 무분별하게 도입했을 뿐 아니라 회계간 전출입도 적지 않아 재원배분의 현황조차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정부기금 역시 국회 심의조차 제대로 받지 않아 자의적인 운용이 난무했던 게 엊그제까지의 현실이었다. 따라서 재정혁신 차원의 기금 통폐합은 불가피한 선택이라 보여진다. 하지만 기금운용의 특성을 무시한 채 무차별적으로 통폐합하는 것만이 능사라고 할 수는 없다. 통폐합되는 기금의 기존 사업이 예산사업이나 다른 기금으로 흡수된다고는 하지만 도리어 전문성과 효율성 등이 훼손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신용보증기금과 기술신용보증기금 등의 통합은 시너지 효과를 목표로 하고 있으나 반대로 중소기업 지원의 위축현상 등을 가져올 수 있다. 특히 신기술 창업이 쉽지 않은 우리 현실에서 기술신용보증기금은 신용보증기금이 손댈 수 없는 신기술 기업의 지원에 적극 나서 적지않은 국내 대표기업을 키워왔다. 정부기금의 개편은 재정운용의 효율성을 으뜸으로 하되 경제활성화와 사회복지차원의 파급효과 등도 동시에 고려하는 신축적인 선택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입법 과정에서 많은 보완이 요구된다. 입력시간 : 2004-08-31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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