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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엔 ‘진정한 부자’가 되자
입력2003-01-09 00:00:00
수정
2003.01.09 00:00:00
요즘 복권 한 장으로 몇 십억원을 거머쥐었다는 기사를 보면 부러운 생각이 드는 건 사실이다. 내 업무가 고액의 거액자산을 관리해주는 일이라 재력가의 삶을 더 가까이서 볼 수 있어서 더욱 그런 지도 모른다.
내가 만나는 고객은 현금을 주체할 수 없어 현금을 보관할 개인금고 하나만 주면 된다는 고객에서부터 10억이 넘는 예금에서 나오는 이자로도 품위 유지가 안돼 고민을 하는 고객까지 무척 다양하다. 연말 보너스나 복권 당첨에 관심을 갖는 나같이 평범한 샐러리맨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고민들이다.
그러나 이렇게 물질적으로 풍족한 고객들도 나중에 가까운 사이가 되면 뜻밖의 이야기를 한다. 돈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여러 가지 고민들 때문에 무척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것이다. 고민의 종류도 나빠진 건강, 가정불화, 자녀 문제, 자산증식에 대한 초조감 등 무척 다양하다. 이중에서 건강은 천하의 진시황제도 피해갈 수 없었던 부분이라 치더라도 가정불화와 자녀문제 등은 흔히 돈만 있으면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착각하기 쉬운 부분들이다. 고객들은 풍족한 환경에서도 뜻대로 안 되는 가족 때문에 마음 아파하고 속상해 한다. 얼마 전 자신이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인지 아닌지 가늠해 보려면 죽는 것과 사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두려운지를 생각해 보라는 글을 본 적이 있다. 아마도 성공한 사람은 이승에서의 삶이 너무 행복해서 죽는 것이 더 두렵고, 실패한 사람은 희망이 없는 이승보다는 저승에서 삶에 더욱 더 기대를 걸고 있을 거라는 예측에서 나온 글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과연 우리 주위의 부자들은 사는 것이 더 두려울까, 아니면 죽는 것이 더 두려울까.
나는 솔직히 죽는 게 더 두렵다. 그렇다고 내가 흔히 말하는 부자는 아니다. 하지만 적성에 맞는 업무를 맡아 나름대로 최선을 다 할 수 있는 직장이 있고, 부모님 건강하시고, 몸과 마음이 밝고 건강한 가족이 있는 내가 굳이 저승에 승부를 걸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새해도 벌써 일주일이 지나간다. 한해를 새로 시작하는 시점에서 내 자신이 얼마나 부자인지 한번쯤 되돌아 볼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사소한 곳에서 행복을 느끼는 내가 진정한 부자라고 생각한다면 나만의 착각일까.
<최양수(굿모닝신한증권 PB영업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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