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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추가 핵실험 포기’ 주장이 제기되면서 악화일로를 치닫던 북핵 위기에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받고 있다. 특히 중국이 이전의 이중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급격히 ‘대화 모드’로 전환하면서 이러한 분석에 무게를 더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미국은 ‘무조건적이고 즉각적인 6자 회담 복귀’를 재확인하는 등 입장 변화를 보이고 있지 않아 아직 결과를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탕자쉬안 “북 6자 회담 빠른 복귀 논의”=20일 오후 늦게 전해진 김 위원장의 ‘추가 핵실험 포기설’은 이날 탕 특사의 귀국과 맞물려 확산됐다. 탕 특사의 방북 시기가 북한의 2차 핵실험설이 가장 확산됐던 시기라는 점에서 ‘추가 핵실험 포기설’에 무게가 더해지고 있다. 특히 탕 특사는 귀국 후 이번 회담이 성과가 있었음을 분명히 했다. 탕 특사는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 측과 “상호 이해를 증진시키는 성과가 있었다”며 “헛된 것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특히 “가능한 한 빨리 6자 회담을 재개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강조해 조만간 북한이 ‘대화 테이블’에 복귀할 수 있음을 강력히 시사했다. 탕 특사의 발언이 알려진 직후 일부에서 미국이 일정 정도의 양보를 한다면 북한도 이에 상응하는 ‘무언가’를 내놓을 것이라는 분석이 등장했던 것도 양국간 회담에서 어느 정도 진전이 있었을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아직 탕 특사가 구체적인 ‘방북 보따리’를 공개하지 않고 있어 섣불리 판단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중 “외교 외 대안 없다” 대화모드 급전환=탕 특사의 방북이 성과를 거뒀을 것이라는 분석은 중국의 태도 변화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지난 17일까지만 해도 중국은 대화에 무게중심을 두되 ‘적절한 수준’의 제재는 인정했었다. 실제 왕광야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16일 “북한 선박에 대한 검색은 하되 압류나 정지는 안한다”고 말했고 북한의 2차 핵실험 가능성이 고조되던 17일에는 외무성 성명을 통해 “경솔한 행동을 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중국의 입장은 탕 특사 귀국 직후 급속히 ‘대화’쪽으로 기울었다. ‘제재’라는 단어는 어디서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리자오싱 외교부장은 20일 라이스 장관과 회동 직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핵 문제는 협상을 통해 평화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원자바오 총리는 한발 더 나아가 라이스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외교만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못박기도 했다. 이러한 분위기는 미국의 ‘유엔 결의 이행’ 주장에 대한 대응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리 부장은 ‘제재’에 대한 언급 없이 “주변 당사자들 모두가 냉정을 찾고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라이스 “6자 회담 무조건 복귀하라”=이러한 태도 변화에 대해 미국은 아직 유보적 입장이다. 탕 특사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좀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위해 노력한다”는 총론에는 중국과 합의하면서도 각론에 있어서는 미묘한 견해차를 보이는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라이스 국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합의(agree)’ 대신 ‘논의(discuss)’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북핵 문제에 대한 논의는 ‘마침표’가 아니라 ‘현재진행형’이라는 의미다. 그는 여기서 북한에 대해 “6자 회담에 ‘무조건이고 즉각적’으로 복귀해야 한다. 위험하고 불법적인 물질의 거래를 막기 위해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면서도 “대화의 문은 열어놓고 있다”고 여운을 남겼다. 미국은 북한이 국제사회로 나오는 확실한 모습을 보고 싶어한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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