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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주의와의 격돌

얼마 전 한국지역주의의 상징으로서 영ㆍ호남을 대표하며 상호 적대시하던 두 정파의 대표들이 만났다. 국민투표와 관련하여 덕담을 나누며 재신임 정국의 해법을 놓고 이해를 함께했다고 해서 장안의 화제가 되었다. 저렇게 다정한데도 전에는 왜 편을 갈라 싸웠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간다는 것이 보편적인 반응이었다. 또 일각에서는 80년 광주학살의 시대적 아픔을 간과한 채 광주시민의 자존심을 동의도 없이 팔아먹었다는 비난의 소리까지도 있었다. 그러나 필자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왜냐하면 두 정파의 만남이 백해무익한 배타적 지역감정의 벽을 훌쩍 뛰어넘었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 어쨌거나 광주민주화 항쟁의 가해자와 피해자가 만난 것이다. 그렇다. 이제는 정통성 없는 독재정권 유지 차원에서 국민을 현혹시키기 위한 지역주의와 색깔시비에서 비롯된 백해무익한 감정적 증오를 훌훌 벗어던져야 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이들은 갑자기 국민투표는 위헌이니 실시하지 말아야 한다며 동시에 외치기 시작했다. 침체되어 있는 나라 경제까지도 걱정하면서 말이다. 처음에는 재신임 투표를 적극 환영했으나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게 아니었을 것이다. 그로기 상태에 처해 내년 총선에서 넉다운시킬 수 있다고 여기는 참여정부에 회생의 기회를 제공할지 모른다는 판단 때문일 것이다. 또 두 정파의 만남은 불순한 의도를 숨기고 있었다. 지역감정 조장만이 가장 손쉬운 기득권유지라는 이해가 맞아떨어졌을 것이다. 국민투표를 반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역주의에 온몸으로 맞서온 노 대통령이 그들에게는 눈엣가시처럼만 느껴졌을 것이다. 국민투표 과정을 통해 근근이 명맥을 이어오던 지역주의에 대한 맹공이 두려운 것이다. 3김 정치의 퇴장 이후 지역주의가 몰고 오는 폐해와 허상이 만천하에 공개됨으로서 `철밥통`이 깨져버릴 것을 걱정했기 때문이다. 비로소 지역주의가 정치권력 유지의 도구였다는 사실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대한민국 국회의석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이들 두 정파가 `책임총리제` `내각제` 등을 조심스레 말하고 있다. 내년 총선에서 한번 더 줄기차게 지역감정을 자극하면 국민들이 다시 3분의 2 의석을 선사하여 개헌을 추진할 수 있다고 여기는 모양이다. 17대 총선의 핵심이슈가 정해지고 있다. 국민투표의 성사여부를 떠나 국민통합과 정치개혁을 추진하는 세력과 안정ㆍ보수로 위장된 지역주의 안주세력간의 일대 격전을 예고하고 있다. 모든 결정은 국민들의 손에 달려있다. <문석호(국회의원ㆍ통합신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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