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층 빌딩들에 대한 안전관리대책이 건축 이전부터 조속히 수립돼야 합니다.” 문원경(58) 소방방재청장은 최근 서울과 수도권에 개발 청사진이 터져 나오고 있는 초고층 빌딩들에 대한 안전관리대책이 하루빨리 수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청장은 22일 “100층이 넘는 초고층 빌딩의 안전방재정책은 기존 건물들과는 완전히 개념이 다르다”며 “화재 발생시 외부 진화에 한계가 있는 만큼 내부 자체 진화시스템에 대한 설비와 기술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문 청장은 올해부터 ‘고층건물 안전관리특별법(가칭)’ 제정을 위한 준비작업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현행 건축법과 안전관리법만으로는 초고층 건물들에 대한 필요한 안전기준을 제대로 확보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는 “안전확보를 위해서는 건축 당시부터 건물 구조와 시공방법, 방재시스템, 내부 대응체계 등을 미리 구상해야 한다”며 “그러지 않을 경우 초고층 빌딩은 대재앙의 진원지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더불어 문 청장은 수년 전부터 준비해온 ‘지하공간 안전확보를 위한 특별법(안)’을 상반기 중에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여태껏 지하철 등 지하공간에 대해서는 관련 법규정이 미비하고 건설교통부ㆍ환경부 등으로 소관부처가 나눠져 있어 체계적인 안전관리가 미흡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24일부터 사흘간 대구에서 열리는 ‘소방방재 안전엑스포’에 대해서도 그는 남다른 기대를 갖고 있다. 소방방재 분야와 안전관리에 관한 한 국내 유일의 전시회로 이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4번째로 열리는 이 행사는 전세계 20여개국 160여개 업체가 참가해 소방장비ㆍ유무선통신ㆍ응급의료ㆍ안전시스템 분야에서 최첨단 제품과 기술을 선보인다. 올해는 이 가운데 화재진압 로봇(동일파텍), 무인헬기(무인항공센터), 초고층 화재진압장비(진영알앤에스), 한국형 소방자동차(한서정공) 등이 눈길을 끌고 있다. 소방방재산업이 점차 수출산업화하고 있는 것도 이 분야의 국제화와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올해도 미국ㆍ중국ㆍ일본 등 40개국 해외 바이어 300여명이 대구 엑스포에 다녀갈 예정이며 미국ㆍ스웨덴ㆍ호주 등지의 전문가들이 모여 국제심포지엄도 연다. 문 청장은 “우리는 세계 최고 수준의 IT기술을 갖고 있어 이를 소방방재 분야와 접목하면 훌륭한 수출산업으로 키울 수 있다”며 “주변에 중국ㆍ중동ㆍ인도 등 대규모 시장을 끼고 있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2월부터 소방방재 분야를 이끌고 있는 문 청장은 “현대는 과거와는 달리 대규모 전쟁ㆍ질병 등으로부터가 아니라 소규모 테러, 범죄, 기상이변에 의한 자연재해 등이 더 큰 위협으로 다가오는 시대”라며 “이에 대처하기 위해선 정부는 물론 기업ㆍ학계ㆍ과학기술계 등 전국민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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