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발언대] 마르코 폴로에게 묻고 싶다

현대상선 이준기 과장

[발언대] 마르코 폴로에게 묻고 싶다 현대상선 이준기 과장 이준기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실크로드를 새삼 생각해본다. 낙타에 짐을 잔뜩 싣고 유골이 뒹구는 황량한 사막을 터벅터벅 걸어가는 캐러번의 끝없는 행렬을…. 탐험가 마르코 폴로는 지난 1271년 어느 날 이 실크로드를 이용해 중국을 다녀와 유명해진 인물이다. 그러나 그는 유럽에서 중국으로 갈 때는 실크로드를 따라 걸어갔으나 유럽으로 올 때는 선박을 이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왜 마르코 폴로는 유럽으로 돌아갈 때 실크로드가 아닌 선박을 이용했을까. 정치ㆍ사회적으로 많은 문제가 있었겠지만 나의 상상의 나래를 펴보면 아마도 그는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을 것이다. 또 보다 빨리 가고 싶었을 것이다. 그리고 많은 중국 물품을 유럽시장에 팔아 막대한 부를 챙기고 싶었을 것이다. 결국 그가 선택한 것은 뱃길이었다. 커다란 배에 짐을 가득 싣고 유럽으로 가는 마르코 폴로. 결국 ‘바다의 실크로드’가 해결책이었던 것이다. 그 후로 약 700여년이 지난 지금에도 해상운송의 장점은 바로 안전과 빠름, 그리고 한꺼번에 많은 화물을 수송할 수 있는 경제성에 있다. 지금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아마 그 당시 마르코 폴로보다 선택의 폭이 훨씬 좁아보인다. 시베리아 철도가 연결되기 전까지 우리나라에는 육상 실크로드는 없기 때문이다. 결국은 ‘바다의 실크로드’가 유일한 대안인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해운 또는 항만에 대한 더 많은 관심과 투자가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해운업에 종사하는 사람을 ‘뱃놈’ 정도로 냉대해왔다. 또 많은 사람들에게 해운산업은 반도체나 자동차산업처럼 익숙하지 않다. 우리나라 해운업체가 세계 10위권 안에 2개나 포함되는데도 말이다. 얼마 전 국회 국정감사에서 부산항과 광양항을 어떻게 유지ㆍ발전시키느냐의 문제를 놓고 ‘투 포트’ 시스템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고 들었다. 하지만 지금 더 시급한 것은 중국의 물건을 가득 싣고 가는 ‘마르코 폴로’의 선단이 우리나라에 들리게 하는 일이다. 그 뒤에 부산과 광양을 따져도 된다. 마르코 폴로에게 묻고 싶다. “바다의 실크로드에 대한민국이 낄 수 있겠습니까” 라고. 입력시간 : 2004-10-25 16:34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