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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가 원가의 두 배
입력2003-12-11 00:00:00
수정
2003.12.11 00:00:00
김현수 기자
아파트 분양가가 분양원가의 두 배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명박 서울시장이 분양원가를 공개하겠다고 밝힌 도시개발공사의 상암 7단지 40평형을 서울경제신문이 자세히 살펴본 결과 평당 분양원가는 610만원인데 평당 분양가는 1195만원이었다. 특히 이번 분석은 부지평가금액과 함께 표준건축비를 기준으로 추정했고 공사원가에 이윤, 일반관리비 등을 포함시켰을 뿐더러 광고비, 견본주택 건립비, 세금 등 제반 비용도 가산한 만큼 민간주택업체의 입장에서도 실제 분양원가와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시행사나 시공업체로서는 각종 인ㆍ허가 비용을 비롯해 고급 마감재와 호화 빌트인 가전제품 등 사용 자재에 따라 실제 공사비가 더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부대비용이 늘어난다 하더라도 아파트 분양가가 분양원가의 두 배에 이른다는 것은 소비자로서는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정부의 10.29 부동산대책 이후 서울 강남권에서조차 일반 분양가보다 값이 싼 조합원 지분의 분양권이 나타나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형성되고 미분양ㆍ미계약 사태가 속출하는 것만 봐도 아파트 분양가에 거품이 끼어있다는 사실을 반증한다.
특히 지난 98년 이후 아파트 분양가가 5년 만에 두 배 가까이 폭등했고 분양가가 주변시세를 올리고 다시 분양가가 오르는 악순환이 계속되어온 만큼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의 필요성은 충분한 설득력을 갖는다. 물론 원가공개를 하지 않고 분양가를 강제로 내리는 방법을 선택할 수도 있지만 청약자에게 지나친 투자이익을 보장해 주어 또다른 아파트 투기붐이 형성될 우려가 높은 만큼 타당하다고 보여지지 않는다. 과거처럼 채권입찰제를 도입하는 것도 엄청난 숫자의 무주택자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마땅한 방안이 아니다.
따라서 건설업체들은 개괄적이나마 분양원가를 공개함으로써 소비자의 신뢰를 되찾아야 할 것이다. 이미 정부의 확고한 부동산 안정화 시책에 힘입어 최근 아파트 분양시장은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업계에서는 미분양 사태를 맞아 갖가지 아이디어가 속출하고 있다. 하지만 각종 공연이나 이색 이벤트 등 주거생활과 본질적으로 관련이 없는 서비스를 통해 미분양을 줄이려 한다면 큰 도움을 받지 못하리라고 본다. 도리어 그 동안 계속되어온 분양가의 거품을 제거하고 소비자들로부터 투명성을 인정 받는 것만이 장기적으로 부동산 업계를 살리는 길이 될 것이다.
<김현수기자 hs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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