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체 잦은 세일 약발 없다"

백화점 등 국내 유통업체들이 불황 타개를 위해 이틀에 하루 꼴로 바겐세일(가격할인행사)을 실시하고 있지만 매출 증대로 이어지지 못하고 소비자 불신만 증폭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1일 `바겐세일이 소비패턴에 미치는 영향`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최근 백화점ㆍ할인점 등이 실시하고 있는 단기적인 바겐세일 행사는 경쟁사간 소모전에 불과할 수 있다”면서 “잦은 세일이 소매 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만 키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또 국내 백화점의 경우 연중 세일기간이 153∼258일로 일본과 미국ㆍ영국보다 1.5∼8.6배 가량 길지만 매출 증대와는 무관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최근 실시된 바겐세일(10월1∼12일) 매출이 바겐세일이 실시되지 않았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롯데는 8.1%, 신세계는 9.2%, 갤러리아는 6.6%가 감소한 데서 잘 나타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보고서는 할인점의 `최저가격 신고보상제` 도입 경쟁과 관련, “저가격 이미지를 구축한 할인점은 세일 행사를 자제하기 때문에 매출액대비 광고 선전비가 낮은 게 일반적이나 국내 할인점(이마트 제외)의 광고 선전비 비중은 1.4∼1.5%수준으로 미국 월마트(0.2%대)에 비해 훨씬 높다”고 밝혔다.

상의 관계자는 “업체간 출혈 경쟁은 협력업체의 목만 죄고 나아가 소비자 후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무조건적인 할인 경쟁보다는 가격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선진국형 관리를 도입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최형욱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