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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수능 후, 미래의 나를 디자인한다

박연우 <문화레저부 차장>

[동십자각] 수능 후, 미래의 나를 디자인한다 박연우 인생의 커다란 관문 중 하나인 수학능력시험을 치르고 난 수험생들은 심리적 허탈감ㆍ해방감ㆍ좌절감에 빠지기 쉽다. 각급 학교에서는 면학 분위기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특별생활지도계획을 수립, 추진하지만 한계가 있다. 비교적 평이하게 출제된 수능시험으로 논술과 면접을 흐트러짐 없이 준비하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애당초 수시입학으로 대학 진학이 결정 나 공공연하게 불규칙한 등하교하는 학생, 재수를 준비하며 학원을 알아보는 학생 등으로 고3 교실은 오는 12월14일 수능 결과가 발표되는 날까지 공황상태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럴 때 수험생들에게 건전한 여가와 문화의 향기는 공부에 얽매였던 머리를 해방시켜줄 수 있을 것이다. 대입 수능이 끝나자 일제히 공공기관이나 극장에서는 고3 수험생을 위한 각종 무료행사를 하는 것도 이런 이유일 것이다. 초겨울 문턱에 들어선 미술관도 거닐어 보고 공연장 열기도 한번 느껴보자. 편안한 음악을 들으며 독서삼매경에 빠지는 것 또한 의미 있는 일이다. 연말을 앞두고 수많은 공연과 전시가 봇물처럼 쏟아져나오고 있는 요즘 수험생들의 심리적 불안감을 대변해주는 제목의 전시를 추천하고 싶다. 옛 경희궁 터라고 해서 붙여진 ‘경희궁 골목’. 그 골목 중간에 예쁜 뒤뜰을 가진 아담한 건물의 성곡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기획전 ‘하우 두 유 시 더 퓨처?(How Do You See The Future?)’. 김오안ㆍ배정완(건축) 등 파리와 뉴욕을 무대로 활동하는 한국과 프랑스 작가 7명이 ‘미래’를 주제로 공동작업했다. 말 그대로 ‘당신은 미래를 어떻게 보느냐’를 묻는 것으로 30세의 프랑스 남자 프레데리크 마들의 개인적인 미래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것을 통해 우리 삶을 함께 통찰해보는 것이다. 영화와 사진을 통해 소개되는 마들의 인생은 정말 평범하다. 파리 호텔 직원으로 일하며 하루하루 살아가며 나이를 먹을 뿐이다. 딱히 외롭지도 않고 불만도 없으며 갈망하는 것도 없다. 80세까지 살다가 어느날 갑자기 죽었으면 한다. 한발짝 물러난 듯 좀 무심하고 나른한, 지극히 개인적인 요즘 30대의 미래관ㆍ인생관을 담고 있는 듯하다. 막 사회인으로 발을 들여놓을 수험생들은 이들보다 10년은 아래지만 이 전시를 보며 ‘나의 미래는 어떨까’ ‘나는 어디에 서 있는가’라는 상상에 빠지는 것도 유쾌하다. 결국 프레드리크 마들이 아니라 ‘나’를 만나고 오는 전시다. 아무쪼록 수능이 끝이 아니고 새로운 시작임을 인식해 흐트러짐 없는 일상을 영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앤디 워홀은 말했다. ‘미래에는 사람들이 유명해지는 데 15분이면 충분할 것이다’. ywpark@sed.co.kr 입력시간 : 2004-11-21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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