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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비가 많이 와도 걱정 없어요.’ 서울시내 상습 침수구역이 재개발ㆍ재건축을 통해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한다. 9일 서울시와 해당구청에 따르면 상습 침수구역인 성동구 용답동, 구로구 개봉본동, 노원구 월계동 일대가 재해관리구역으로 지정돼 재개발이나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성동구 용답동 108번지 일대다. 주택재개발을 통해 여름철만 되면 집중호우에 침수피해를 우려했던 곳에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조합은 10일 총회를 열고 시공사를 선정한다. 재해관리구역 중 시공사가 선정되는 첫 사례로 지난 6월7일 구역 지정 이후 두달여 만이다. 조합의 한 관계자는 “재해관리구역 지정 후 주민들이 낙후된 이곳을 개발하기 위해 사업을 서둘렀다”며 “주민 동의율이 높아서 한달 만에 추진위 승인을 마쳤으며 시공사 선정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시공사 선정이 유력한 GS건설은 침수피해가 잦았던 만큼 설계부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GS건설의 한 관계자는 “상습 침수구역인 만큼 서울시의 지침에 따라 수해에 대비한 설계를 적용할 방침”이라며 “일단 지반을 높이고 지하에 1만6,000톤 용량의 저수조를 설치해 갑작스레 불어난 물을 담아둘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전 동의 1층은 필로티로 만들어진다. 이곳에는 33~53평형 891가구(임대 제외)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지난해 서울시에서 처음으로 재해관리구역으로 지정된 노원구 월계동 487번지 일대도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다. 중랑천 인근으로 비만 내리면 가슴을 조렸던 이곳은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하고 공람을 실시 중이며 인가를 받는 즉시 시공사 선정에 들어가 260여가구의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한다. 모두 3곳이 재해관리구역으로 지정된 구로구는 사업 속도가 더딘 편으로, 지난해 지정된 개봉본동 90번지 일대에서 재건축 정비구역 지정이 추진 중이며 개봉본동 133번지와 138번지 일대는 아직까지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한편 6월7일 이후 재해관리구역에 관한 규정은 삭제돼 국토이용계획법상의 ‘방재지구’라는 개념에 흡수통합됐다. 하지만 아직도 이에 따른 구체적인 시행령이 나오지 않고 있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규정이 변경돼 더 이상 재해관리구역으로 지정되는 곳은 없다”며 “신규 법의 세부 시행령이 나오기 전까지 이와 같은 사례로 재개발이나 재건축이 추진되는 것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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