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멜 깁슨(54)은 천상천하 유아독존 스타일의 사람이다. 기자는 그 동안 깁슨을 몇 차례 인터뷰하면서 그가 다혈질이다 못해 정서적으로 불안한 사람인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깁슨은 할리우드 시스템에 잘 적응 못하는데다가 하고 싶은 말은 거침 없이 하는 사람이어서 스튜디오들은 그와 불가근 불가원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깁슨은 지난 2006년 술을 마신 뒤 운전을 하다가 경찰에 체포 됐을 때 반유대인 발언을 해 세계적 뉴스가 됐었다. 최근 산타모니카의 카사 델 마 호텔서 있은 형사물 스릴러 '엣지 오브 다크니스' (The Edge of Darkness) 인터뷰 때도 그는 당시의 경험을 '범지구적 굴욕'이었다고 고 말하며 '날 건드리지 마'라는 태도로 일관했다. 깁슨이 그 사건 후 3년 만에 할리우드에 컴백한 것도 그 동안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이 그를 쓰기 꺼려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개봉하는 '엣지 오브 다크니스'도 스튜디오 영화가 아니다. 그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와 같은 영화의 엄청난 성공과 개인적 불상사를 겪으면서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것은 순간에 충실히 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깁슨은 "나는 낙천주의자"라며 "순간에 살면서 미래는 섭리에 맡기고 과거를 너무 호되게 후회하지 말라. 어쩌면 그 것에서 뭔가를 배우도록 하라"고 공자 같은 말을 했다. 어쨌든 깁슨은 다시 본격적으로 할리우드에 돌아 왔다. 앞으로 여러 편의 영화에 나오고 감독도 할 예정이다. 먼저 조디 포스터가 감독하고 또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깁슨의 아내로 공연도 하는 블랙 코미디 '해리'(The Beaver)의 촬영을 마쳤다. 이어 액션 범죄드라마 '나의 여름 휴가'(How I Spent My Summer Vacation)와 스파이 스릴러 '냉전 전사'(Cold Warrior)에 출연할 예정이다. 그가 감독할 영화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나오는 9세기 바이킹영화. 저주 받은 민족의 문화충돌을 그린 드라마로 그의 오스카 수상작인 '브레이브하트'처럼 잔혹한 전투영화가 될 것이라고 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