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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5월 28일] '신의약 기술'의 이면

인간이 질병과 대항해 싸우면서 많은 신의약 기술이 개발됨에 따라 평균수명이 괄목할 만하게 연장됐고 삶의 질도 향상됐다. 그러나 이러한 신의약 기술은 항상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빛을 동전에 비추면 한쪽 면은 밝게 비춰지지만 그 이면에는 어두운 면이 존재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필자의 전문분야인 인공관절을 예로 들어 보겠다. 현재 존재하는 인공관절은 지난 1960년대부터 점차적으로 발전, 개발돼왔다. 여러 대중매체를 통해 ‘이것이 좋다. 저것이 가장 좋다’는 등의 기사가 나오지만 그 사실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위험하다. 각 관절면은 과거의 것에 비해 마모가 적게 돼 인공관절 수명을 연장하는 데는 기여했으나 관절의 깨짐, 중금속이온 방출 및 과민반응 등의 문제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과거 인공관절 발전역사를 보더라도 여러 차례 큰 실수로 사람에게 큰 피해만 입히고 사라져간 경우가 많이 있었다. 실험실 테스트나 동물 실험에서 우수하다고 해 인체에 사용됐고 초기 결과가 우수, 상업적으로 큰 붐을 일으켰지만 장기간 관찰한 결과 기존의 것보다 더 나쁜 결과가 나타나 환자에게 큰 피해만 입히고 인공관절 시장에서 사라져갔다. 신약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전세계적으로 널리 쓰이던 다국적 제약사의 한 관절염 치료제가 초기에는 최고의 진통소염제로 소개돼 그 효능을 인정 받았다. 그러나 몇 년 정도 사용할 경우 심근경색이나 고혈압 등의 치명적인 심혈관계 부작용이 나타나 약물 사용이 금지됐고 결국 시장에서 퇴출됐다. 또 최근 노령화에 따라 골다공증 예방 및 치료약제가 경쟁적으로 개발됐는데 각 약제의 효능은 어느 정도 입증이 됐지만 각 약제의 장기간 복용에 따른 부작용에 대해서는 거의 간과하고 있는 형편이다. 몇 년 전에는 줄기세포 파동이 일어나 우리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은 배아줄기세포에 대한 연구가 생명공학의 모든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는 배아줄기세포와 성체줄기세포의 양 측면에서 접근해야 하며 어느 것도 완전하지 않고 각각의 장단점이 공존한다는 점이 간과됐다. 그러면 왜 신의약 기술의 장단점이 있는 그대로 밝혀지지 않는가. 첫번째 이유는 이러한 신의약 기술에 대한 연구가 나오면 마치 그 연구가 모든 문제점을 극복한 완벽한 연구인 것처럼 매스컴에서 과장 보도된다는 점이다. 물론 연구자는 본인 연구의 이면에 어두운 점을 인식하고 있지만 말이다. 이러한 과장보도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환자와 맞장구쳐지면서 어두운 면이 거의 무시되고는 한다. 또 이러한 기술이 시판될 때 작은 부작용이 발생하면 이를 면밀히 관찰해 관련성을 찾기보다는 다른 곳에서 이유를 찾으려 하는 편협한 시각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두 번째 이유는 신의약 관련 연구에 상업적 이윤을 창출하기 위한 다국적 기업들이 관여하므로 장점만을 부각시켜 발표한다는 점이다. 물론 다국적 기업들이 신약 연구에 많은 투자를 해 질병 퇴치에 이바지했다는 점은 인정할 만하다. 그러나 이윤창출에 치우쳐 부작용이 축소 발표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많은 유명 학술잡지는 상업적 관련성 여부를 반드시 명기하도록 하고 있으며 양식 있는 학자들은 이러한 점을 반드시 짚고 넘어간다. 즉 학술연구가 상업적 관련성이 있는 기업으로부터 연구비 수혜를 받은 경우 그 연구 결과에 대해서는 일단 그 관련성을 다시 한번 생각하도록 권장하고는 한다. 신의약 기술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인간수명의 연장과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러한 장점 때문에 동전 이면의 어두운 점이 축소, 무시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그러므로 신의약 기술에 관련된 학자ㆍ후원기업ㆍ대중매체는 기술의 장단점을 사심 없이 있는 그대로 발표하는 것이 필요하며 소비자인 환자들도 반드시 어두운 면을 짚고 함정에 빠지지 않는 지혜를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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